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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명 열광! 고명환 작가의 ‘책읽는기차 여행'

by 권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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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 전혀 새로운 경험을 했다.

약 200명의 사람들과 함께 고명환의 ‘책 읽는 기차 여행’을 했다.

사진은 춘천 공지천을 뒤로 하고 고명환 작가께서 참석자들에게 열띤 현장 즉석강연을 해 주시는 모습이다.

나는 이 모임을 왜 갔을까?

그리고 이 많은 사람들은 왜 왔을까?


일단 이번 고명환의 춘천 ‘책 읽는 기차 여행’은 약2주전 고명환 작가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지가 나왔다.

가을 날씨도 좋고, 다 같이 모여서 춘천 기차 여행도 하고, 책도 읽고, 맛있는 춘천 닭갈비도 먹고 돌아오자는 취지였다.

공지가 뜬 날 일정표를 보니 큰 문제가 없겠다 싶었다.

공지 유튜브 방송을 본 시간이 오전 6시 반 경 인데 보자마자 춘천 ITX의 지정된 기차를 예매했다.

왠지 공지된 7호차의 중간 정도를 예매하면 작가님 얼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예매했다.

결과는?

내가 바로 작가님 뒷자리에 앉게 되었다. 계속 이래 저래 고작가님과 눈인사를 많이 나눌 수 있었다.

용산역을 출발해서 춘천역까지 가는 ITX기차였는데, 용산역을 가는 과정부터 설레였다.

40대 중후반을 지나는 이런 나이에도 작은 설레임을 가질 수 있구나? 싶었다.

작가님에 대한 팬 심 때문? 이라기 보다는 뜻하지 않은 일상속의 작은 변화가 주는 설레임이 더 컸다.

약간의 설레임을 안고 용산역에 도착했다. 고 작가님도 어느 정도의 홍보를 기획하고 이번 이벤트를 하신 만큼 이번에 나온 새 책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노란 표지의 책을 들고 타 달라고 하셨다. 어느 사람이 고명환과 함께 가는지 서로서로 알 수 있도록.

용산역 7호차 근처 플랫폼을 갔더니 전부 다 였다. 대부분 사람이 나처럼 공지 방송을 보고 표 예매해서 왔었던 것이다. 다들 손에 노란 책 하나씩 들고 싱글벙글 미소를 머금고 기차를 타고 있었다.

어제 모임을 복기해보니 사람들의 표정이 참 좋았다.

지금 슬프고 힘든 사람은 아무래도 이렇게 시간내서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지?

고명환이라는 작가가 주는 인사이트, 책에 대한 설파, 열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주가 되어서 모이다 보니 전체적으로 거의 99%가 매우 밝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역시 책을 읽는 사람들의 모임답게 춘천 가는 기차안에서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책을 읽고 있었다.

지하철 타보면 알지 않는가? 책 읽는 사람을 한 칸에서 한 명 발견하기가 힘든 요즘인 것을.

이번 고작가님의 신간 책을 나도 천천히 읽으면서 오고, 가는 동안 한 번 다 읽었다.

이번 책의 부제가 ‘마땅히 가져야 할 부에 대하여’인데 책 내용에서 소개된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는 꼭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다.

워런 버핏을 지금의 가치투자의 대가로 만들어주고, 전세계 최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를 만든 기반이 된 그 책! 난 사실 사업을 하고 수 많은 투자도 받아 봤지만 주식계좌 한 번 터 본적이 없다. 나 역시 지금까지는 얼마나 좁은 세상속을 살았는지 생각했고,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변하자는 결심을 여행길에서 했다.


춘천역에 내리니 장관이 펼쳐졌다.

“1번출구 앞 광장으로 오세요”라는 말을 듣고 이동을 했더니, 이야 이게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이야? 싶었다.

이 과정에서 고작가님이 역시 무대체질, 연예인체질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것이 즉각적으로 교통정리를 하시는 것이다.

4명씩 짝을 지어서 이쪽으로 쭉 섭시다.

순식간에 4열종대로 약 200명이 줄을 섰다. 예상되겠지만 200명 4열 종대가 이 순간부터 이동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거의 50~100미터 가량 되는 인파이다.

고작가님은 전체를 향해 계속 칭찬을 하셨다.

“역시! 책을 읽는 사람은 다릅니다! 이렇게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긴 행렬이 아무 사고없이 춘천역에서 약 15~20분간 명동 닭갈비 골목까지 이동을 했다.

각자 조별로 식사를 마치고, 또 다시 30~40분 정도 명동에서 공지천 유원지까지 또 걸어서 이동을 했다.

참 오랜만에 단체행동을 기분좋게 했다.

더구나 11월초 가을의 정취를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시기인만큼 춘천의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깨끗한 도시, 풍광, 호수, 옆의 미소짓는 사람들까지 정말 기분 좋았다.


같은 조원이 되신 분들에게 물어봤다.

“근데 여기 왜 오신거에요?”

정말로 같은 조 세 분은 대단한 팬심이었다. 고작가님을 통해서 많이 배웠고, 더 많이 배우고 싶다는 순수한 열망이셨다. 안 읽던 책을 읽게 되고, 더 적극적으로 책을 찾게 되었고, 본인들이 현실의 벽을 깨고 나갈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와 희망을 이야기 해 주셨다.

특히 두 분이 친구라고 밝힌 분들은 고작가님이 책을 쓰시는 장소라는 욕지도(통영 옆) 까지 6시간 운전을 해서 갔다왔다고 했다. 이 정도면 팬심중의 으뜸이 아닌가 싶다.


춘천 공지천의 멋진 풍광을 뒤로 하고, 소규모 강연을 할 수 있는 사진의 장소가 나타났다.

역시 일사분란한게 뱅 둘러앉았다. 작가님이 전원에게 고독이 디자인의 키링을 주셨다. 귀여운 소녀가 함께 젤리까지 나눠줬다.

사진도 찍었지만 장관이었다.

한 사람의 작가의 열정이 이 많은 사람을 춘천으로 불러올 수 있구나? 싶었다. 그의 꾸준함이, 꾸준히 책을 읽었을 뿐인데 어느 날 글을 쓰게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열게 되고, 이렇게 사람들에게 공감을 줘서 함께 하도록 하는 힘을 만들었구나 싶었다.


책에서도 종종 언급하신 이야기를 해주는데 인상 깊었다.

존재와 본질이라는 측면에서 ‘나’라는 존재는 나를 규정하는 본질, 창업가, 대표이사, 보험계리사, 전문가 이런 본질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존재가 있고 본질이 있는것이지, 우리가 본질, 즉 껍데기, 그릇, 공간에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는 인상깊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내 안의 가능성은 누구도 규정할 수 없고, 스스로 그 본질을 만드는 것이다.

내 글솜씨가 여기까지라 제대로 전달 못하는 것이 좀 아쉽다.


오후 기차를 타기 전 서로간에 인사를 마치고 모든 일정이 잘 끝났다.


그럼 나는 이번 모임에 왜 참석했을까?


첫째,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책 읽는 사람들의 여행?

그게 무엇일까? 이 마음이 가장 컸다.

그래도 용산에서 춘천까지 오고 가면서 책 한 권을 읽었으니 분명히 책 읽는 기차여행을 맞게 한 것이 컸다.


둘째, 고명환 이라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실물은 본 적이 없었다. 저 사람은 무슨 에너지로 저렇게 50대가 넘어서도 펄펄 끓는 에너지를 보유할까 싶었다. 그리고 잘 경험했다. 인간 고명환, 작가 고명환을 하루 옆에서 보고 나니 그의 책, 그의 유튜브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허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이 날 행사를 진행한 20년 동고동락한 후배 개그맨 조승재님과 한참 이야기할 시간이 있었는데 인간 고명환에 대해서도 참모습을 들을 수 있었다. 방황하고 좌절하는 후배가 일어설때까지 격려하고 일거리를 만들어주는 그의 모습은 참된 선배의 모습이었다.


셋째, 마지막으로 나는 작가가 되고 싶고 그래서 책을 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작가는 무엇이며? 작가가 팬과 어떻게 교감하는지 직접 보고 싶었다.

하루를 겪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렇게 독자와 교감할 수 있는 작가가 얼마나 될까? 싶었다.

한 명, 두 명부터 시작해야 겠구나 싶었다. 물론, 그 전에 책 출간이 먼저이겠지만.

고작가님의 책을 출간한 출판사 대표님께 인사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덤이었다.


소풍!

참 오랜만에 떠올린 단어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 아닐까?

대학교때는 엠티라고 하고 다녔으니까.


너무 좋은 날에, 매우 좋은 소풍을 다녀왔다.

행사를 만들어준 고명환 작가님께 감사드리고, 같이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기차 여행 동지(?)들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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