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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wonstalk권스톡 Jan 17. 2024

책을 건네는 것은 마음을 건네는 일이다.

스레드에 남긴 일상생각

일상思. 23년 8월 언제쯤


중고책을 샀다. 내 책을 쓰기 위한 레퍼런스를 찾을 때 중고서점을 간다. 여러 사람을 거쳐간 책들에서 오는 영감이 있다. 새책과 같은 A급 책보다는 손때도 묻어 있고, 가끔 한쪽 귀퉁이에 접혔던 흔적이나, 무심한 메모가 있는 책들을 만날 때 오는 반가움이 있다.

이번에는 크리스천의 일터에서의 삶을 한번 글로 엮어 보고 싶다. 수많은 신앙 서적이 있지만, 실제 일터에서의 살아가는 크리스천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는 전무하다. 성직자들이 쓴 "일상의 영성" 주제의 책이 존재할 뿐이다. 실제 일터에서의 삶을 살아보지 않은 성직자들이 일상의 영성이라는 제목 책을 썼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팀켈러의 "일상의 영성" 속지에 쓰여있는 메모를 보고 내 생각이 좀 편협했다는 반성을 한다.

그들의 세계도 사회와 같은 관계와 갈등이 존재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배운다.

어떤 선교 단체의 선임 간사가 간사의 길을 그만두고, 일반직장으로 향하는 후배에게 선물했던 책인 듯 후배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격려를 담은 짧은 메모였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까다로운 선임간사와 일하느라 고생 많았을 텐데.

저도 제가 해야 할 일이라 어쩔 수 없었음을 이해해 주세요.

제 자리가 원래 그런 자리거든요

앞으로 가시는 새직장에서도 저보다 더 무서운 선임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가는 길에 이 책 읽으시고, 더  무장되어 탁월하고 가슴 뛰게 일하시길 기대할게요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일이 밥벌이가 되는 게 아니라,

소명이 되길 기도 합니다.


이 책을 받아 든 책 주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책을 건네는 것은 내 마음을 건네는 일이다. 얼굴 대 놓고 하기 부끄러운 고백일 수도 있고, 상대에 대한 기대와 격려일 수 도 있다. 또 때로는 상대방에 대한 불만과 충고를 글에 빗대어 건넬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불만스러운 감정이 있을 때, 그 마음을 담아 책을 선물하는 것은 상대에게 독화살을 쏘는 것과 같다. 같은 책을 선물해도, 기대와 사랑을 담았을 때는 받는 이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 주는 것이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건네는 책을 쓸까? 고민되는 아침이다.  

출처 : 사진: Unsplash의Paige C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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