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너무 친해지기 어려운 도시, 파리
1. 안녕 포르투.
포르투 숙소를 떠났다. 아파트 대문 앞까지 호스트 할머니가 마중나와서 나를 배웅해줬다. 한국에서 만 키로나 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나다니.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2. 오늘 한 일
a. 우버 타기
b. 공항 도착. 이지젯에게 인상깊었던 점 하나. 한 시간 연착 된다는 소식과 함께, 앱 푸시로 딜레이된 이유와 현재 내가 탈 비행기가 어디에서 날아오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답답한 상황을 두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알려주니 별로 화가 나지도 않더라. 사실 날씨가 안좋아서 어느정도 납득이 가기도 했고. 이 정도면 7만원짜리 비행기 표 치고 훌륭하다.
c. 비행기 타고 프랑스로 넘어가기. 내내 흐리다가 잠깐 맑아서 찰칵.
d. RER B 메트로 타기 (이 때 긴장해서 사진이 없음)
e. 트램 타기. 프라하에서 봤던 낡고 오래된 기차 같은건줄 알았는데, 포르투에서 봤던 메트로랑 똑같이 깔끔하고 귀엽게 생겼다. 단지 길 위를 달린다는 것만 다를 뿐. 가는 길에 Didot이라는 정류장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폰트 이름인데! 반가웠다. 찾아보니까 실제로 Didot 폰트가 프랑스에서 만들어진거라고!
f. 호스트 집에 도착하기. 7시에 도착해서 10시쯤에 숙소에 도착했다. 방은 포르투 숙소의 반 정도 사이즈지만 아주 깔끔하고 심플하다. 중요한건 테라스가 있다는 점. 내일 아침을 기대해봐야겠다.
오늘 밥을 제대로 못먹어서 호스트한테 조금 배고프다고 얘기했더니 무엇이 들어간지 알 수 없는 초록색 수프를 끓여줬다. 남아있던 빵도 나한테 줬다. 완전 내 취향은 아니여서 반 정도 먹다가 남겼다. 미안해요 플로렌스. ㅠ_ㅠ
3. 프랑스 처음 만나 본 소감.
공항에서 RER 타고 숙소로 가는 길. 포르투갈에선 사람들이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여긴 정말 다양한 모습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키, 피부색, 인종. 여행 온 사람들의 국적들까지. 지하철 내부나 역사 내 플랫폼들은 확실히 포르투보단 지저분하고 덜 정돈된 느낌이긴 했다. 하지만 그만큼 더 자유롭고 역동적일 것 같은 기대감이 들기 시작했다. 트램 정거장 안내 방송 할 때, 각 정거장의 이름의 느낌과 어울리는 각기 다른 BGM이 나오는게 참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아, 여기가 프랑스구나. 라는걸 좀 더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순간. 평화롭고 조용한 포르투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만, 걱정했던거랑은 다르게 너무 싫어서 도망가고 싶은 첫인상이 남진 않아서 다행이다. 내일이 기대된다!
30,227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