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리뷰]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어쩌면 다른 모양의 사랑

by moon

사회는 다양한 고정관념을 만든다. 그 고정관념에서 편견이 발생된다. 차별은 편견에 근거해 이루어지고 있다.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고정관념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다. 낙인효과는 어떤 사람이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그 사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대중의 낙인은 차별로 이어진다는 반면, 자기 낙인은 자신이 무능한 존재이며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낙인찍힌 소수자에 대한 영화를 접하며, 소수자들이 받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Your Name Engraved Herein)

오랜 계엄령이 해제된 1987년의 대만을 배경으로 같은 학교에서 사랑에 빠진 자한과 버디의 이야기를 다룬 동성애 영화이다.



1987년의 대만, 그리고 계엄령

계엄령은 국가 비상시 발동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의 하나이자, 입법, 행정, 사법권을 모두 군사령관이 행사하는 제도이다. 1987년은 대만이 계엄해제를 한 해이다. 계엄이 해제되었지만, "계엄이 해제됐지만 너희는 내 말을 들어야 해", "학교 계엄은 아직 해제 안 됐어"라며 엄숙한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또한 사회는 동성애에 배척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혼은 모두의 권리이며" "동성애는 병이 아니다."라고 팻말을 들고 있으면, 사복경찰이 체포하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동성애는 금기의 요소로 나타나고 있다.


동성애와 기독교

주류가 아니면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숨겨야 한다. 소수자성을 숨기고 다른 존재를 연기한다. “주류 정체성을’을 쫓으려고 진짜 정체성을 희생해야 한다.” 켄지 요시노 뉴욕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이런 연기를 ‘커버링’이라고 정의했다. 커버링이란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이 자신의 책 <스티그마>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사회적으로 낙인찍힌 존재들이 주류 정체성에 속하고자 ‘자신의 낙인을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신경 쓰지 않는 과정’을 말한다.


자한과 버디는 기독교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계엄 이후, 여전히 학교 분위기는 엄숙하고 냉정적이며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극심했다. 학교에서 '게이'로 낙인찍히면, 따돌림당하고 폭력을 받는 등의 모습이 비친다.

자한의 친구들은 버디 같은 게이와 어울리지 말라고 하며, 버디를 못마땅해한다. 사회와 학교에서 조차 외면받고,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이었다. 여전히 자한은 버디를 좋아하지만, 버디는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 척하며 자한을 밀어낸다.


기독교에선 동성애는 죄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종교 교리가 개개인의 행복을 억압할 권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한은 "신부님과 제 사랑이 다른 게 무엇이죠?" 여자를 사랑하는 것과 남자를 사랑하는 것 두 사랑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묻는다.


결국, 둘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재회하게 된 둘을 보며 그들이 했던 사랑은 지극히 평범한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성별만 같은 뿐이지, 그들이 사랑하는 방식은 남들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사회의 차별적인 시선과 편견으로 인해 드러내지 못했고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이었다.



동성애자라는 호명 자체가 배제와 차별의 낙인임을 감춘다. 소수자를 혐오할 자유, 약자를 차별할 권리는 없다.

미디어와 문학작품을 통해 소수자의 모습이 긍정적으로 재현되면 소수자 대한 낙인을 감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하여 ‘접촉가설’이라는 이론이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올포트가 주장한 의견이다. 편견은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는 집단 간의 평등한 지위에 기초한 접촉을 통해서 감소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그 접촉이 두 집단 구성원들 간의 공통된 관심에 대한 인식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그 효과가 더욱 향상된다.”라고 말했다.


동성애 소재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방법보단 간접적인 장치를 활용하면서 대중의 거부감을 허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평론가 박태식 성공회대 교수는 “예술은 사회보다 전위적으로 앞서 왔다. 동성애 역시 오랜 시간 많은 작품으로 다뤄지는 가운데 대중의 거부감이 사라지고 사회적 인식에 변화가 온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은 현실을 반영한다. 현실 반영을 통해 문제를 파악하며 사회적으로 참여를 하는 매개체이다.


소수자에 대한 작품이 다뤄지는 과정을 통해 동성애를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수자를 미화하는 것으로 나타내는 것도 차별이다. 소수집단의 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들이 부각된다면 많은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 관심을 바탕으로 소수집단은 더 이상 타자가 아니라 우리의 이웃이며 사회 공동체이다. 긍정적인 재현을 통해 소수집단에 대한 낙인이 차츰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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