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 삽니다 #03 전세 매물 구하기(1)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by moon
현실에 타협하는 방법


1억은 큰돈이다. 1억을 모으기 위해선 최소 15년에서 최대 1년의 기간이 걸린다. 그만큼 1억이란 숫자는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으자고 하면 모을 수 있겠지만, 살아가면서 소비의 유혹은 끊이질 않고, 고정지출은 유효하다. 평범한 대학생인 나에게 1억은 큰돈이자, 언제 모을 수 있을지 가늠도 안 되는 큰 금액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나가면 1억이란 숫자는 장난감 화폐에 불가하다.


현재 집값은 나날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격차는 거주지역에 따라 빈부격차를 만들어 낼 것이며, 거주의 선택폭이 좁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전세대출 제도를 통해, 1억 2천만 원의 전세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1억의 가치는 내게 큰돈인데, 1억은 아무것도 아닌 숫자였다. 1억 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은 반지하, 6평 원룸, 다 허물어져가는 집들이 대부분이다. 직방, 다방에서 볼 수 있는 역세권, 쾌적한 집들은 허위매물인 경우가 많았고, 전세대출이 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전세에 '전'도 모르는 내가, 처음 매물을 둘러보기 시작한 곳은 부동산 어플이다. 마음에 드는 집을 찾았고 연락을 드렸다. 그리고 집을 보러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 지방에서 고속버스터미널,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지하철을 타고 부동산에 도착했다. 처음 매물을 둘러보러 간 것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부동산에 도착했다.

내가 생각한 예산은 1억 2천이며, 위치, 채광, 인테리어 등 생각해둔 조건들을 제시했다. 부동산의 중개보조원에게 매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가격의 매물을 없으며 우선 함께 집을 보러 가자고 했다.


반지하, 산 밑에 위치한 집, 반전세 등등 불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1억 2천만 원 보다 비쌌으며

"서울에선 이 가격으로 매물을 구할 수 없어요", "경기도나 인천 쪽으로 알아봐요."라는 말을 들었다. 생각보다 현실을 차가웠고, 몸으로 부딪히며 사회공부를 했던 경험이었다.


천만 원이 없는데 어떡하냐는 물음에 대출을 권유하셨다. 전세 대출을 받았는데, 또 대출을 받아야 하는 아이러니함에 현실 부정을 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경험은 내게 소중한 경험이자, 내가 어른이 되기 위해 거쳐야 했던 관문이었다.


'모두가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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