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클라베 : 종교의 존재의 이유

인류에게 종교가 필요한 이유

by FRNK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된 영화.

3월 중순에 봤는데, 공교롭게도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였다. 그리고 곧 콘클라베가 열린다고 하는데 영화를 본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 참 복잡 미묘한 감정이다. 콘클라베가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아직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실제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에 영화 보길 추천한다.




바티칸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콘클라베라고 하는데 그 과정을 재미있게 그린 스릴러 드라마다.

혼자 평일 낮에 5명이 채 안 되는 인원과 함께 작은 영화관에서 보아서 더욱 기억에 남는 상영이었다.

일단 영화가 전반적으로 강렬한 색감과 대비로 아름답게 표현되었고, 앵글이나 미장센 또한 바티칸이라는 공간을 느끼기에 더없이 훌륭했다. 그렇다고 영화가 너무 비주얼적인 것에만 치우치지 않고 스토리를 끌고 가는 쫄깃함과 밸런스, 연출도 아주 좋다. 개인적으로 빠른 호흡으로 긴장감을 잃지 않는 것 또한 매력적이었다. 스릴러적인 장치도 생각보다 많아, 영화를 보면서 점점 스크린 가까이 다가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에는 교황이라는 정치적이고 권위적이며 상징적인 아주 어려운 자리의 사람을 뽑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종교의 본질은 무엇인지 영화를 보며 자연스레 생각하게 해주는 미학이 있다. 종교는 참 어렵고도 복잡하면서도 잔인한 측면이 있는데, 이는 결국 신을 믿는 인간이 가진 한계 때문이 아닐까. 종교는 결국 그 어떤 행위나 입장, 신념이라기보다는 신과 나와의 ‘관계’가 그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종교를 너무 '종교'라는 타이틀에 가둬두고 바라보는 것이 함정이 될 수 있는데, 결국 절대자라는 개념을 믿느냐 또 누구를 믿느냐에서부터 출발하는 아주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오직 내 안에서 이뤄지는 나만의 믿음과 신념이다. 하지만 신은 너무 조용하고 멀게만 느껴지며, 결국에 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집단으로 뭉치게 되는데 사실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종교는 여기에 조금 더 가깝다. 만약 신이 존재하더라도 신은 그 자체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고, 그것을 믿는 믿음은 오직 각자의 마음 안에 고유하게 있는 것이다.


영화 안에서 나온 아주 좋은 대사가 있다.

이 대사는 오랜 나의 종교가 마음 깊은 곳에서 올바르게 작동을 하고 있는지를 한번 더 의심하게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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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죄는 바로 확신입니다.
확신은 통합의 가장 큰 적입니다.
확신은 관용의 치명적인 적입니다.
심지어 그리스도조차 마지막 순간에는 확신하지 못하셨습니다.
‘주여, 주여,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엘리 엘리 라마 사박타니).‘
십자가에서 9시간을 매달리신 후 고통 속에서 그렇게 외치셨죠.
우리의 신앙이 살아 있는 것은 의심과 함께 걸어가기 때문입니다.
오직 확신만 있고 의심이 없다면, 신비도 없을 것이고, 그렇다면 믿음도 필요하지 않을 것입니다.
의심하는 교황을 보내주십사 주님께 기도합시다. 죄를 짓고 용서를 구하고 실천하는 교황을 주시기를.

‘토마스 로렌스’ 추기경의 콘클라베 첫째 날 강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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