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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황혼을 함께 하는 당신에게

베이비세대의 끝자락에 보내는 위로의 마음

by 김광수

부모님의 황혼을

곁에서 지켜야 하는 당신에게는

일상의 로그아웃이 없습니다

언제까지일지 알 수 없는 이 여정을

로그인 상태로 버텨야 합니다


간혹은

멀리서 사는 형제들이

부모님을 뵈러 찾아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덕분에 당신은

잠시나마 숨을 돌립니다

그네도 나름

자식으로서의 소임을 하고

본인들의 정처로 다시 떠납니다

그렇게 나서는 순간부터 그네에게는

로그아웃이 허용됩니다


하지만

곁을 지켜야 하는 당신은

늘 그렇듯

몸과 마음의 책무를 다해야 합니다

당신에게 로그아웃은

없습니다


그러니,

마음을 다스려야 합니다

달리기 선수는

종점을 알기에 호흡을 조절하지만

당신에게 그런 설계는 없습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현실과 부딪치며

버텨야 합니다


그러니,

모두 내려놓으세요

그저 오늘 하루의 의미에만

집중하세요

나를 낳아 키워주신 부모님

나도 자식을 안고 있어

그 마음을 얼마라도 느끼니

그 고마운 분들을 위해

오늘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 합니다


날마다 쌓이는 정성으로

부모님은 편안하게 생을 마무리하고

당신의 온갖 시름은

고마움의 업이 되어

다음 세대로 흘러가겠지요


그러니,

부모님의 황혼을 함께 하는 일은

로그아웃이 없기에 힘은 들겠지만

당신과 가족에게

영원의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 시간은

훗날의 미련을 지울 보배가 될 것입니다


많이 사랑하고

많이 감사하며

여운이 드리우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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