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프롤로그 : 새로움의 긴장, 마지막의 바람

들꽃의 마지막 여행 01.

by 들꽃연인


문득 바람이 불었다.


첫 시작의 설렘과 긴장, 힘들지만 즐거웠던 과정의 땀 냄새, 그리고 낙엽에 섞인 눈물의 내음이 바람에 묻어왔다.


새로운 것은 늘 설렘과 두려움이 겹치는 지점에서 나를 맞이한다. 하지만 그 대부분은 설렘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이었나 보다.


학창시절, 새로운 학년의 시작은 새 친구들과 선생님, 반짝 반짝한 새 교과서와 공책 등으로 인해 들뜬 마음으로 시작된다고들 한다. 그러나 난 그렇지 않았다. 새 선생님은 무서워 보였고, 유달리 우리 반에 거친 녀석들이 많은듯했다. 똘똘해 보이는 녀석들은 내 등수를 아래로 밀어낼 무서운 경쟁자로 여겨졌고, 심지어 내 책상은 늘 다른 애들 것보다 낡아 보였다.


3월에 시작하는 새 학년은 늘 추웠고, 그건 대학 때까지, 심지어 대학을 졸업하고 장교 훈련을 시작할 때까지 그랬다. 3월에 시작한 훈련은 쌀쌀함을 넘어선 한기를 이기는 것부터가 과정의 시작이었고, 심지어 찬 바람에 귀 동상까지 걸리는 동기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시작할 때의 긴장과 경직됨은 시간이 가면서 풀리기 마련이다. 경계의 대상으로 보였던 친구며 선생님이 다정해지고 친해지기도 하며, 3월의 추위는 곧 봄의 따스한 온기로 바뀌곤 했다. 군대에서도 시간이 갈수록 훈련의 강도도 견딜 만해지며, 심지어 무서운 교관이나 조교들과 친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긴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설렘이 더 큰 것도 있다. 내게는 여행이 그렇다. 패기지가 아닌 자유여행으로, 직접 계획을 하고 예약을 해서 더 긴장과 설렘이 묘하게 섞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이미 여러 번 경험을 한 해외여행이고, 또 이번 유럽 여행지는 이미 가 본 곳이 상당히 많음에도 그러하다. 여행 도중에 새 숙소를 찾아갈 때나 렌터카를 새로 받아 운전을 시작할 때도 묘하게 몸과 마음이 경직되기도 했다. 여행은 이미 경험했던 것들 조차도 새롭게 만드는 신비한 능력이 있나 보다.


그렇기에 땀을 흘리며 걷고, 때론 와인을 기울이며 깔깔대던 여행이 끝났을 때는 묘하게 나른한, 그리고 기분 좋은 피로감이 찾아오곤 한다.


그러나 이번 여행 후에는 눈에 소금기가 남았다. 가슴에 진하게 각인된 추억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 같이 찾아왔다.


한달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돌로미티, 이탈리아 북부 여행의 페이지들을 다시 한번 열어본다.


image.png?type=w773 (이미지 : Microsoft Bing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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