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티네 콘서트 '아침의 음악정원' '26. 4월 공연 관람 후기
(이 글은 제가 즐겨 듣고 있는 CBS FM 클래식 프로그램 ‘아름다운 당신에게’의 진행자이자 피아니스트인 김정원님이 강남심포니오케스라와 함께 기획하고 진행하는 오전 클래식 공연 마티네 콘서트 ‘아침의 음악정원’ 관람 후기입니다.)
계절과 계절 사이를 날아다니는 새인 <어느새>가 겨울에서 봄으로 왔습니다. (^^)
가을은 모든 나무가 꽃이 되는 계절이라는 멋진 표현을 듣고 감탄했었는데, 연둣빛 물이 오른 나무와 반가운 꽃들이 아름다운 봄의 자연도 요즘 그 자태를 뽐내기 시작했지요. 그래서 봄의 자연은 반갑고 그 아름다움과 대화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이번 마티네 콘서트 '아침의 음악정원' 타이틀은 Nature Speaks - ‘자연이 말을 걸 때’였는데, 새봄과 어울리는 멋진 주제였고, 그에 어울리는 좋은 곡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마티네 콘서트로 향하면서 오늘은 어떤 시가 소개될까 하는 즐거운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이번에도 멋진 시가 흐르며 시작되었고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말하고 싶다’리는 서정적인 표현으로 시작된 시는, 시제와 시인이 소개되지 않아 정원님의 자작시가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았습니다.
이어진 암전상태에서 핀 조명으로 바뀌며 시작되는 김정원님의 연주. 슈만의 트로이메라이였습니다.
지난주 육체적, 정신적 소모가 무척 커 보였던 듀오 리사이틀을 끝내셨는데도 피로감 없이 연주하신 후, 이어서 밝은 얼굴과 음성으로 이번 마티네 공연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첫 번째로 연주된 곡은 그리그의 대표곡인 페르 귄트 모음곡 중 ‘아침의 기분’이었습니다. 연극 페르 귄트에서 주인공 페르 귄트가 배를 타고 장사를 다니던 중 모로코에서 아침을 맞은 분위기를 표현한 곡입니다. 아침에 느껴지는 자연의 싱그러움이 잘 느껴져 평소 ‘아름다운 당신에게’에서도 자주 소개되는 곡이고, 마티네 콘서트에서도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다음 곡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이었습니다. 프랑스 시인 말라르메의 동명 시에 영감을 받았다는 곡이지요. 저는 처음에는 목신이 나무의 신인 줄 알았는데, 목동들의 신인 반인반수의 ‘판’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없어졌다는 삼청동의 카페 ‘목신의 오후’ 이름을 많이 들어보았지만, 가본 적은 없습니다.
어느 오후, 잠결인지 꿈결인지 몽롱한 상태에서 요정들과 사랑을 나누는 목신. 드뷔시는 그 시를 읽고 느껴지는 감성을 곡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화가 모네가 일출의 느낌을, 화가가 받은 인상 그대로 표현한 것이 인상주의 미술의 시효가 되었듯이 드뷔시의 이 곡은 인상주의 음악의 출발점이 되었지요. 플루트와 오보에, 하프와 클라리넷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끌고 가는데, 나른한 서정이 가득 찬 곡이었습니다.
특히 플루트는 이번 연주회의 여러 곡에서 연주를 이끌며 정말 ‘열 일’했습니다.
다음에는 99년생인 젊은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님이 브루흐의 <스코틀랜드 환상곡>을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했습니다. 20대 중반의 젊은 연주자이지만 연주의 능숙함과 감정의 깊이는 대단했습니다. 저는 스코틀랜드를 가보진 못했지만, 때론 서정적이고 때론 열정적인 곡에서 그곳의 자연과 사람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정원님 어머님이시자 드라마 작가이신 이금림 여사님께서 좋아하시는 곡인데, 드라마 대사에 이 곡 제목 대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들어간 적이 있답니다.
의아한 정원님께서 여쭤봤더니, 스코틀랜드 환상곡은 아껴두고 싶다고 대답하셨다는군요.
어제도 이금림 여사님의 우아하고 고상하신 모습을 공연장에서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김동현님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의연하고도 차분한 연주를, 또 때로는 그 또래에게서 느껴지는 열정과 거침없음을 보여주어서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리허설 없이 즉석에서 정원님께서 김동현님과 타이스의 명상곡을 앙코르 연주로 선사해주신 시간은 분위기의 끝판왕이었습니다.
정원님이 후배들과 연주하실 때는 어미새가 작은 새를 안아주듯 하는 보살핌이 느껴지는데, 이번 연주도 그랬습니다.
마지막 곡은 강남심포니가 객원 지휘자이신 김성진 지휘자님과 함께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에서 2번 ‘몰다우강’을 연주했습니다. 이번 콘서트의 객원 지휘자이신 김성진 지휘자님은 지난달 cbs 창사 기념 연주회에서도 지휘를 만날 수 있었는데, 다시 뵈어 반가웠습니다.
강남필의 연주는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매우 훌륭했고, 연예인 저리 가라 할 정도인 김성진 지휘자님의 외모는 여성 관객들의 여심을 심하게 자극했습니다.
프라하의 중심을 흐르는 몰다우강은 자연 속에 흐르는 민족의 감정과 정서가 깃든 곳이고, 이 곡에는 체코의 독립을 염원한 스메타나의 마음까지 스며있어 더 진지하게 듣게 된 곡이었습니다. 지난해 가을 세묜 비치코프의 지휘로 들었던 체코필의 연주에 비해도 손색없는 강남심포니의 연주였습니다.
한 달에 한번 강남 마티네에 참석하면서 제가 왠 호사를 누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정원님과 강남심포니를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동의 박수와, 제가 받은 에너지에 대한 감사를 드립니다.
(이미지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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