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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소김 Jul 03. 2023

월간회고록 2 : 즐거운 탐구 생활

지금은 관계없어 보이는 일들도 어떻게 연결될지 모르는 법

탐구의 즐거움이 느껴지는 미술 평론가 최민 선생님의 메모




탐구(探究: 찾을 탐, 연구할 구)


한 달 사이에 계절은 쉬지 않고 흘러, 여름의 한 가운데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며 지내고 있다. (한 마디로, 매우 더워..) 6월 회고록의 키워드는 바로, 탐구 생활.


얼마 전 평창동에 위치한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미술 평론가, 시인, 교육자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셨던 최민 선생님의 컬렉션 기획전을 보게 되었다. 미술, 문학, 영상 등 평생에 걸쳐 수집하신 작품과 자료 일부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최민 선생님의 경계를 초월한 다채로운 탐구 정신이 방대한 자료 그 사이를 잇는 매개체가 된듯했다. 그것들이 모여 최민 선생님만의 고유의 색, 고유의 창의성으로 발현된 것이겠지.




최민 컬렉션 기획전 일부




나 또한 탐구 생활을 지속하는 중이다. 요즘에는 요소 탐구를 하고 있다. (내 마음대로 이름지었다.) 요소 탐구는 마켓노드가 고객들에게 전할 가치와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나열해 보고, 각 요소에 함축된 의미와 파생되는 것들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가령, 노드는 단순 편집숍에서 더 나아가 「잘 마시는 건강한 삶 Well-drinking Life」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때 노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Well」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관련된 요소들을 탐구하고 있다. 평소에는 그저 흘려가며 소비했던 문장들도 노드만의 가치를 입혀 해석하고 전하고자 하니 꽤 깊은 생각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사실 너무 어려운데, 모험 정신이 솟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Well」이 어떤 것일지 궁금해 지기도 하고.


이 과정은 룰루 레몬 창업자 칩 윌슨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탄생하기도 했다. 그는 룰루 레몬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는 단어 그리고 문장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 정리해 나갔다. 결국 이 과정을 통해 룰루 레몬만의 아이덴티티를 또렷하게 정립해냈고, 텍스트로 잘 정리되어 조직 규모가 커진 이후에도 어느 정도 룰루 레몬의 지향점과 문화가 잘 공유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큐레이션」 탐구 노트 일부




Connecting the dots

사실 조금 미련해 보일지 모르는 나만의 탐구 방식을 밝혀보자면, 나는 무언가 궁금한 분야가 생기면 경계를 두지 않고 일단 모든 자료와 경험을 다 파헤친다. 조금이라도 연관성이 있겠다 싶은 자료들은 일단 다 펼쳐 읽어보기. 영상이든 기사든 그림이든 아니면 오프라인에 마련된 공간이든.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분산되어 있던 정보들에 나의 경험과 의견이 덧대져, 뚜렷하진 않더라도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때면 나에게 멀게만 느껴졌던 영역이 조금은 가까워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다. 배움에는 끝이 없고 정답도 없지만 이렇게 하나씩 축적해 나가다 보면 그 또한 나를 만들어 주는 좋은 자양분이 되리라고 믿는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 연설에서 말했던 유명한 문장이 생각난다. "Connecting the dots" - 지금은 직접 관계가 없어보일지 몰라도, 훗날 그것들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서울 국제 주류 와인 박람회. 두근 두근.




발견

6월엔 새로운 제품을 찾아 이곳저곳을 다녔다. 지난 6월 22일에는 서울 국제 주류 & 와인 박람회에 다녀왔다. 우리는 논알콜과 무알콜 제품들을 집중 공략했고, 직접 시음도 해 보고 양조 과정에 대한 설명도 듣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는 일은 늘 즐겁고 설레인다. 

큐레이션 플랫폼으로써, 좋은 제품을 발굴하여 의미와 이야기를 더하는 일은 마켓노드에게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논알콜 맥주, 와인뿐 아니라 다양한 제품군들로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예정.


(여담: 전통주 시장이 확 커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긴 하나, 국제 주류 박람회에 직접 가보니 이렇게 많은 전통주 양조장이 있었나 새삼 놀랐다.)




시원~한 에스트렐라 갈리시아 한 병 하고 가세요!




무신사 테라스에서 진행된 PLAY THE FLOW 행사에도 잠시 다녀왔다. 요가 브랜드 오붓과 무신사와 함께 진행하는 웰니스 페스티벌이었는데요, 그곳에 마켓노드 입점 브랜드 에스트렐라 갈리시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에스트렐라 갈리시아뿐만 아니라 다른 웰니스 브랜드들의 부스도 설치되어 있어, 나 또한 잠시 시간을 내어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룰렛 돌림판으로 스탠리 텀블러 당첨되는 행운도... 나원래 이런거 진짜 당첨 잘 안되는데, 올해 얼마나 좋은 일이 있으려고 그래!)




논알콜 와인이라 4병도 거뜬





조금 더 가까이, 한 발짝.

6월엔 마켓노드의 제품들을 소개하고 논알콜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작은 오프라인 모임들에 참여했다. 이젠 정말 콘텐츠계 인플루언서가 되가고 계시는 프로젝트 썸원(@somewon_co)에서 진행하는 ⟨대낮에 논알콜 와인 마시면서 취한 척 솔직해 보기⟩ 모임에 논알콜 만담꾼(..)으로 참여했다. 보통 ‘우리 술 한잔하자’라고 함은, 진솔한 대화 혹은 조금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제안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알코올에게 의지하지 않아도 우리는 얼마든 서로에게 솔직하게 드러내며 진득한 교류를 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시음회 같은 딱딱한 이벤트가 아닌 맛있고 건강한 음식과 음료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노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기도 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여름 채소 식탁




그리고 또 다른 개인적인 모임에서 논알콜 와인을 소개할 시간이 있었다. 마크로비오틱 비건 식탁 오늘(@hy_green)을 운영 중이신 혜연님의 초대를 받아, 맛있는 비건 요리와 함께 논알콜 와인을 즐겼다. 알록달록, 아삭아삭, 동글동글.. 놀이공원에 온 아이처럼 오감이 열렸다. 갖가지 모양과 식감, 향을 가진 제철 재료들로 이루어진 요리가 한데 모이니 청량한 여름 식탁이 완성되었습니다. 제철 재료로 맛있는 식사를 하는 이 순간을 느끼는 것이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행복임을 느꼈다. 이 자리에는 에레다드 드 알미즈라 제로 와인과 함께했는데, 채식 요리와도 정말 어울렸다. 특히 구운 야채가 듬뿍 올라간 라구 소스 오븐 구이와 함께했을 때는 정말 감동.. 그 맛을 떠올리며 집에서도 한 번 해 먹어봐야겠다 다짐했다.



본격적인 여름이라 그런지, 더위를 날리기 위한 맥주 혹은 스파클링 와인들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

곧 장마도 시작된다는데 모두들 비 조심, 건강 조심 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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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 5월호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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