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 언론사에 기고한 칼럼을 바탕으로 지면상 쓰지 못한 이야기들을 브런치에 새롭게 써보려고 합니다.
지금은 언론사 기자직을 그만두고 출판사에 근무하시는 분을 만났다. 홍보의 중요성을 직원들에게 알려주려고 작년에 초청 교육을 한번 진행했었는데, 그동안 책을 출판하셨다고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들의 성실함과 노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분 또한 필자가 4년여 전에 만났던 기자분과 비슷한 내용을 이야기하였다. 여러 사회복지기관들이 기탁식판을 들고 전달식을 하는 방식에서 이제는 탈피하여 다양한 스토리와 콘셉트가 구성되는 보도자료와 홍보사진이 앞으로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얘기였다. 천편일률적인 기탁식보다는 나눔의 이야기들에 조금씩 집중하려고 하는데, 바쁘게 일만 하다 보니 쉽지 않음을 느낀다. 기탁식 판 만들어서 어서 빨리 기탁식 하고 사진 찍어 보도자료 내야 다음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요구되는 일이다. 시간이 걸리니 천천히 변하리라 믿는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후원자 개발을 위한 활동도 하다 보면 기탁식이나 전달식 등에 참여하게 된다. 참석자는 복지분야의 서비스 수혜자인 어려운 이웃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명성을 가진 개인 혹은 기업의 관계자들이 대부분이다. 기부금을 모으는 단계 중 거의 마지막이 기탁식으로 후원자의 요청에 따라 준비한 기탁식을 잘 마친 후 기부금을 전달받으면 모금활동은 끝이 난다. 이제 그 기금을 사용할 사업활동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
보통 기탁식이라고 하면, 기부하는 후원자와 전달받는 사회복지기관들의 양쪽 책임자들이 나와서 전달판을 들고 사진을 찍는다. 색다르게 하려고 사회복지단체의 홍보대사를 초청하거나 기부증 서명식을 진행하기도 한다. 보통 비슷한 포맷으로 언론사에 사진이 전달되고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위해 기부하였다 정도로 비슷하게 홍보된다.
기금 전달식이 언론매체에 자주 홍보되는 건 좋은 일이다. 이런 일이 자주 있어야 하고 비슷한 사진이더라도 기부금 전달기사가 자주 나오는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일 것이다. 다만, 상호 주고받는 행위에만 집중하는 전달식으로 의미가 퇴색되어선 곤란하다. 다소 진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기부자의 의미 있는 스토리에 집중하는 기사거리와 사진들이 뉴스를 통해 많이 전파되기를 소망해 본다. 사회복지 현장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넘쳐나는 지면상의 핑계로 사진 한컷만 내보내 주는 언론사도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각 모금단체들의 회원소식지나 홈페이지를 보면,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나눔의 이야기들이 있다. 여러 단체들에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알고 특색 있는 기부자들의 사연을 집중 발굴하고 있다. 소소한 기부 내용들을 대단하게 써 내려간 모금단체 담당자의 필력도 한몫하겠지만, 기부자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서 글을 읽다 보면 한 명 한 명 나눔의 사연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유명하고 돈이 많아서 기부하는 분도 있지만, 보통은 우리 주변의 소시민들이 개인의 일상생활에서 감동받아 기부하는 사연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연들이 더욱 소중하고 의미 있게 다가온다.
기부금을 모금하는 플랫폼뿐만 아니라 기부자의 사연과 나눔 활동이 연결되는 플랫폼도 만들어지고
전달판을 들고 찍어 홍보 위주의 전달식보다는
사업의 내용과 목적, 수혜자들이 중심이 되는 전달식을 만들고
봉사와 나눔의 소식들을 더욱 널리 널리 알리려는 홍보 기사들이 많아지기를
그로 인해 지역사회가 더불어 잘 사는 곳으로 계속 나아가기를
현장의 활동가로서 힘껏 바라본다.
인천일보에 2019년 8월 기고한 칼럼입니다.
최근 한 언론사의 기자를 만나 여러 대화를 나눴는데 가슴에 와닿는 얘기가 있었다. 우리 단체의 여러 보도자료들을 보면 인천에서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보도자료의 내용 대부분이 행사 개최, 기부금 전달식, 모임 진행 등 통상적인 행사 보도자료와 다르지 않단 얘기였다. 일반적인 행사 위주의 보도자료보다는 그 행사의 결과와 참여자들의 이야기, 나눔 활동 등을 통해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변화와 지역사회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 좋은 미담사례들을 더 많이 들려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깜짝 놀라게 되는 극단적인 뉴스들이 많은 요즈음 NGO가 사회의 밝은 모습을 더 드러내 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비슷해 보이는 전달식과 행사들도 그 한 번의 진행과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이제는 추가적인 이야기와 결과물까지 꼼꼼히 챙겨야 하나 싶어 부담감도 들었다. 틀린 말은 아니니 귀한 충고로 새겨들었다.
NGO의 사명은 각자의 미션에 맞게 해당되는 분야의 대상자들을 지원하고 보살피면서 개인과 지역사회의 변화를 도모하며 구성원들의 행복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필자가 일하는 기관은 아동과 관련된 주변 체계들의 부족한 모습을 점검하고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인천에서 일어난 좋은 일들은 어떤 일들이 있을까.
송도의 A초등학교는 지난 5년간 학생들의 자체 모금을 통해 해외사업장 한 곳을 후원했다. 여름방학 때 학생들이 해외 현지를 방문하여 지원기금의 사용 결과물을 확인하고 현지 학생들과 교류하는 사업을 매년 벌여왔다. 올해는 몽골의 한 지역 학교 내 도서관을 개보수했다.
이처럼 학생들이 거액의 기금을 모아 꾸준히 해외 빈곤 국가를 지원하고 직접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지속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드문 일이다. 나눔과 세계 시민정신을 교육하려는 선생님들, 믿고 꾸준히 지지하는 학부모들, 참여와 봉사의 마음을 나누려는 학생들이 하나가 되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편지 쓰기를 통해 나눔 의식을 키우고 전 세계 어려운 친구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희망편지 쓰기 대회가 11년째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인천에서 대상 격인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한 학생이 나왔다. 인천미산초등학교의 반다리 로다라는 6학년 학생인데 전국에서 228만여 명의 학생이 참가해 10명 내외 학생이 받는 상이니 본인은 물론 인천에도 큰 자랑이다. 편지 쓰기 대회가 끝나고 올해 대회 주인공인 '미나'라는 친구를 만나러 방글라데시로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앞으로 작가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면서 더 나은 나눔의 실천을 하고 싶다는 멋진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소규모 사업체를 경영하거나 식당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도 미담 제공의 주인공들이다. 남동공단에서 공장자동화 솔루션을 판매하는 B사장은 적은 매출이지만 지금부터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해 직원들과 함께 인천의 어려운 아동을 돕겠다고 나섰다. 사업을 더 확장하는데 비용과 관심을 쏟아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물었더니 나눔이 곧 경영의 시작이어야 한다는 경영철학 얘기에 오히려 내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인천에서 서너 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경영자도 소상공인 나눔 활동인 '좋은 이웃 가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해외아동들을 돕는 동시에 지역의 어려운 아이들을 초청해 정기적으로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고 해 최근 관련 행사를 진행했다. 좋은 이웃 가게에 참여하는 소상공인들께 기부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 오히려 나눔에 참여하게 해 줘서 본인들이 고맙다고 인사한다.
인천에 이런 착한 마음씨와 선한 의식을 가진 분들이 많다.
인천은 꾸준히 아름다움을 가꿔가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여러 사건사고도 많지만 삶을 윤택하게 하고 마음을 기쁘게 하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많은 곳이다.
이런 나눔과 봉사의 마음으로 맡은 바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인천시민들의 이야기들을 더 많이 발굴하고 지역사회와 NGO가 될 수 있도록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