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by 김영빈

우리 가족에게 선물이 찾아왔다.


누나가 출산하게 되면서 손녀이자, 딸이자, 조카인 윤아가 태어났다.


갑작스레 양수가 터지게 되어 예정일보다 2주나 빨리 출산하게 되었다.


걱정스러운 마음도 잠시 다행히 무탈하게 출산이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작년 연말부터 회사가 유독 바빴다. 새해가 되어서도 정신없이 흘러갔다.


출산 예정일이 설이었기에, 설에 내려가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출산이 예정보다 빨리 이루어졌고, 저출산 시대에 아이러니하게도 고향인 평택은 출산율이 높았다.


그래서 급하게 예약한 산후조리원의 연장이 불가하여 집으로 온 윤아를 만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마음속에 설렘이 가득 찼다.



집에 가기 전부터 조카 사진을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흔히 말하는 내적 친밀감이 그새 쌓인 듯싶었다.


신생아를 만나기 위해 필수로 접종해야 하는 백일해는 진작에 접종을 마쳤다.



고대하던 윤아를 만난 첫날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사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자그마한 체구. 아직은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 탓에 꼭 감고 있는 눈.


내 손바닥보다 작은 얼굴, 몸에는 포대기를 돌돌 말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누나의 산후조리를 돕고자 엄마가 며칠 휴가를 내어 같이 돌봐주고 있었는데, 엄마와 아빠의 얼굴에도 이전과 다른 생기가 돌아있었다.


신생아를 보는 것도 처음인 나에게


“너 어릴 때도 이만했어~” 라며 꿀이 떨어지는 눈으로 손주를 바라보는 부모님의 모습도 눈에 담으려 했던 것 같다.



나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조카를 그저 바라보면서


지금도 나와 가까운 고모가 어릴 적부터 유독 우리 남매에게 잘해준 이유를 이제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은 어디를 가서도 화목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와 별개로 부모님은 스마트폰 타자가 익숙지 않은 탓에 내 카톡의 답장으로 대부분 “ㅇㅇㅇ”나 “OK”, 길어질 것 같으면 전화가 걸려온다.


윤아가 태어난 뒤로 거의 매일 가족 단톡방에 사진이 올라온다.


긴 답장들이 쏟아진다. 놀랍게도 엄마와 아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녀 사진에는 귀엽다, 천사 같다, 하루하루 달라진다, 더 이뻐졌다는 말들이 해주고 싶으셨나 보다.


스마트폰에 엄청난 집중을 해서 하나하나 타이핑을 했을 부모님의 모습이 자연스레 그려진다.



길면 2~3개월에 한 번 고향에 갔던 나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내려가려고 하는 걸 보니, 변화가 실감이 난다.


선물처럼 찾아온 윤아. 더 끈끈해진 우리 가족.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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