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by 여운


정신없는 워킹맘이지만 아이를 맡기는 학교에 감사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보답하기 위해 녹색어머니봉사를 수년째 하고 있다. 워낙 신청자가 적어서 자주 순번이 다가오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어쩔 수 없지 싶어 오늘도 녹색어머니 봉사를 하고 왔다. 3월인데도 너무 춥고 여전히 힘들었지만 잠시나마 아이들의 안전한 등교를 돕는 거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문득 나는 이만한 아이 때 등교를 어떻게 했었는지 생각해 본다. 아마도 국민학교 5학년때였던 거 같은데 할머니댁으로 와서 전학을 온 첫날이었다. 할머니는 손녀가 행여 적응 못 할까 봐 첫날은 같이 등교해 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하교 때도 데리러 오셔서는 나의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잘 부탁한다고 인사도 하셨다고 걱정 안 해도 된다 하셨다. 사실 난 딱히 걱정한 적은 없었지만 할머니가 걱정 안 해도 된다시니 뭔가 든든했던 기억이 난다. 여담으로 할머니가 뭔가 봉투 같은 것을 선생님께 건네고 그 당시 선생님께서 받으신 걸 봤는데 확인은 못했으나... 이게 말로만 듣던 촌지였던 것 같다. 그땐 그게 가능했다는데 확인해 볼 길은 없다. 그냥 우리 할머니가 손녀를 걱정하고 아끼는 마음을 표현하셨던 걸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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