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목욕탕에 가서 때밀이 아주머니께 때를 밀고 왔다. 가끔씩 이렇게 목욕탕을 다녀오면 유독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이모, 사촌동생과 집 아래 있던 목욕탕에 다 같이 갔던 기억 때문 일 것이다. 할머니는 나를 때밀이아주머니에게 때를 밀게 해 주셨었는데 처음에는 가만히 누워 있는 게 곤혹이었다. 왜 이걸 해야 하나 싶어 하지 않겠다고 한 적도 있는데 할머니는 제대로 때를 밀고 나야 개운하다시며 밀게 하셨다. 사촌동생도 미니까 언니인 나도 해야만 할 거 같아서 억지로 밀기도 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면 진짜 개운했다. 역시 할머니 말씀은 맞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할머니 본인은 직접 때를 미셨고, 왜 직접 하시는지 여쭤보니 직접 해야 편하다 하셨다. 누가 마사지해 주는 것도 불편해하셨던 걸 보면 진짜 그러셨던 거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손녀만 시켜준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나는 어린 시절부터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었고 어른이 된 이후도 습관처럼 사우나를 가서 마사지받게 되었다. 참 어린 시절 작은 경험이 가져오는 영향은 어떤 면에선 참 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