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사람이 타고난 기질에 대해 종종 생각해 보게 된다. 타고난 기질이란 게 참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아무리 잔소리를 해봐도 언제 치웠냐는 듯이 원상태인 난장판 방을 만든다거나, 신발끈이 풀려도 다시 묶지 않아도 괜찮다던가 하는 거는 아무래도 기질의 문제 같다. 너무 안 좋은 것만 기질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타고나길 인내심이 강하고, 또 긍정적이라 웬만한 잔소리엔 기죽지 않는다던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분위기 메이커를 하는 것도 기질인 것 같다. 가끔 아이를 지적하며 사실상 나를 닮은 부분도 많이 발견한다. 나는 유치원 다닐 때 가장 늦게 나와도 늘 뭔가를 빠뜨렸다고 했는데 우리 아이도 그렇다. 또 티셔츠 앞뒤를 바꿔 입어도 불편함을 못 느끼는 것도 나를 닮았다. 하하. 그러고 보면 펭귄엄마가 옆으로 걸으면서 아이펭귄에게 똑바로 걸으라고 다그치는 상황을 내가 연출하고 있다.
우리 할머니는 어린 내가 일어나자마자 책상에 앉아 있다고 자랑삼으셨었다. 실제로 난 책상에 앉아 뭔가를 하는 게 좋았는데'이 기질은 아이가 닮았으면 하기도 한다. 나의 좋은 기질만 닮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일 것이다. 우리 할머니의 좋은 기질을 나도 어딘가 닮아있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