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취미는 뜨개질이셨다. 겨울이면 털실로 목도리나 모자를 만드셨고, 나머지 계절에는 코바늘로 무언가를 계속 만드셨다. 할머니는 드라마를 보실 때도 쉴 새 없이 뜨개질을 하셨는데 TV에 시선은 가있는데 어쩜 그렇게 빠르게 잘하시는지 신기했다. 나는 배워보고 싶어 좀 해보았으나 역시나 내 길이 아님을 깨달았다.
완성된 것들은 늘 누군가에게 건네졌다. 가족의 목을 감싸던 목도리, 사촌동생들 머리를 덮던 모자. 언젠가 할머니가 거의 80대이셨을 때 우리 집 식탁에 두라고 너무 예쁜 레이스 식탁보를 만들어주셨다. 아니 보이지도 않는 눈과 아픈 손으로 이걸 어찌 만드셨냐고 놀라며 감사히 받았는데, 이게 지금 찾을 수가 없다. 내가 관리를 제대로 못 했기 때문이다. ㅠㅠ 할머니의 뜨개질은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말없이 마음을 전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비록 할머니의 손길이 담긴 식탁보는 다시 만져보지 못해도, 그 연세가 되어서도 자신이 잘하는 일을 계속하고 누군가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할머니의 그 따뜻한 마음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