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by 여운

우리 할머니는 피부가 참 고우셨다. 요즘 많이들 하는 시술은 커녕 마사지도 한번도 안 받으셨고, 값비싼 화장품을 바르시는 것도 아니고 막 시장에서 파는 화장품을 사용하셨지만 정말 피부가 좋으셨다. 언젠가 한번은 가정 방문 판촉화장품 아주머니가 집에 오신 적이 있다. 그분은 할머니피부를 입이 마르게 칭찬하셨는데, 기분이 좋으셨는지 아니면 그분을 도와주려 하신건지 화장품을 잔뜩 사셨다. 알로에 화장품이었던 걸로 기억나는데 순하니까 어린 나도 써도 된다며 나눠주셨다. 그때 든 생각이 이거 바르면 나도 할머니처럼 피부가 좋아지겠지? 였다. :) 그 당시 할머니 나이대가 60대셨을텐데 어쩜 잡티도 주름도 없으시다니, 나는 피부과 시술도 에스테틱도 비싼 화장품도 발라보아도 우리 할머니 피부의 반도 못 따라간다. 왜 이렇게 피부가 좋냐고 물으면 본인도 모르겠다고 하시면서 기분 좋아하시던 귀여운 할머니♡ 가끔 피부부심 발언을 하시기도 했는데 그러실만 했다. 우리 할머니 피부와 미모는 참 부럽다. 80대가 되어도 90대가 되어도 참 고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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