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유튜브에서 <집으로>의 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손자가 치킨을 먹고 싶다고 투정을 부리는데, 할머니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해서 백숙을 끓여 내오던 장면이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여전히 그 상황이 어딘가 엇나가 있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고, ‘맞아, 이 장면 유명했지’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다가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손자가 먹고싶다는 걸 해주려고 힘든 몸으로 직접 닭을 잡아 요리해줬는데, 아직 어린 손자는 그 고마움을 모르고 치킨이 아니라고 짜증을 낸다. 어찌보면 배은망덕에 버릇 없는 손주의 반응에 화를 내시기는 커녕 그저 손주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지못해 답답해하시고 손주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속상해하시고 마음 아파하신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누군가는 다 주고도 미안해하고, 누군가는 다 받으면서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그 엇갈림이. 나 역시 이 영화 속 손주처럼 내리사랑이라고 알고 있는 할머니의 사랑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닌데도,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받아오며 살아온 것 같다. 아님 그렇게 받은 사랑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흘러가고, 그렇게 대를 잇듯 이어지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