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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잎 Sep 12. 2020

서툴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서툼은 마음을 움직인다

완벽하고 싶다는 마음은

우리를 더 실수하게 만든다



사회로 첫 발걸음을 뗐을 때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하고 싶었다.


빨리 처리해야 하는 업무를 맡았음에도

몇 번이고 확인하느라

마감을 넘긴 적이 있었고,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원고 때문에

머리를 뜯으며 시간을 흘려버린 적도 많다.


한 번은 말을 완벽하게 하려다가

상대방을 오해하게 만든 적이 있다.


잘하고 싶다는 욕심은 나를 옭아맸고,

오히려 실수하게 만들었다.




‘완벽’이라는 두 글자는

왜 우리를 오작동하게 할까?



1. 완벽하고 싶어서 긴장한다


머리에 ‘완벽’이라는 글자가 새겨지면,

우리는 긴장하기 시작한다.


온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머릿속은 하얘진다.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려움은 커진다.


긴장하게 되면

평소에 익숙한 일도 부자연스러워진다.

'완벽'이랑 거리가 더 멀어지게 되는 거다.


2. 자신을 의심하기 때문이다.


‘내가 완벽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실수할 것 같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한다.


점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자신감을 잃게 된다.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생각에

동력을 잃는다.




완벽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잘할 수 있는 일도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생각을 버리는 것이 좋다



나 역시 긴장과 의심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완벽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면,

행동도 커지고, 실수도 많아진다.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는

‘넌 연습 때 더 잘해’였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도,

중요한 PT를 하는 순간에도,

나는 ‘완벽’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실수를 하곤 했다.


몇 번의 아픔을 겪은 나는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을 놓아주기로 했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없다.
모두 뭔가를 두려워하거나
능력의 한계를 느끼며 산다.
-리브 울만




서툴 때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완벽’을 버리자 '서툼'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괜찮아. 모를 수 있어’

‘괜찮아. 처음이라 그래’

‘괜찮아. 다음에 잘하면 되지’

‘괜찮아. 누구나 실수하면서 살아’


나의 서툼을 인정하게 되니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이 덜어지고,

자신을 다독일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또한 서툴 때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걸 알았다.


1. 서툼은 웃음꽃을 피어나게 한다


한 번은 막내 작가일 때

배우 최강희 씨와

프로그램을 같이 한 적이 있었다.

첫 만남에 너무 긴장했던 나머지,

이렇게 나를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000 작가 사람입니다’


작가 사람…ㅎ


말하면서도 아차 싶었는데

최강희 씨가 풉하고 웃으며

‘작가 사람이에요?’라고 되물으셨다.


나의 서툼을 계기로 최강희 씨와

이야기의 물꼬를 틀 수 있었고,  

‘작가님, 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2. 서툼은 마음을 움직인다.


토크쇼 작가로 일할 때,

어떤 교수님과 전화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잘 모르는 분야라

사전 조사를 많이 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도

부족하고 서툰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계속했던 말

‘교수님,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이 부분 한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솔직하게 내가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교수님께 궁금한 부분을

여쭤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사실 인터뷰하면서도

나의 서툴고 서툰 인터뷰에

힘들지 않으셨을까 의기소침했는데,


인터뷰가 끝난 뒤 교수님께서

작가님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았다며

고맙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토크쇼 당일

정말 시청자 눈높이에 맞게

답변을 준비해 오셨다.


나의 서툼이 프로그램을 대하는

교수님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처럼 서툴 때 얻을 수 있는 것은 정말 많다.

정말 서툴러도 괜찮다.


흔히 ‘인간미’라고 하는 것도

서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서툼을 인정할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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