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아보면 알겠지
'모르는 사람과 결혼했습니다'는 매거진 형태로 시작했다. 결혼 생활하면서 겪은 희로애락을 글로 옮기고 싶었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감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했다. 남편은 자신이 소재가 되는 게 싫다고 때론 불평하긴 했지만, 그래도 꿋꿋이 글을 써왔다. 글도 내 마음대로 못 쓰면 폭발해 버릴 것 같았다. (하... 브런치 한다는 사실을 숨길 걸 그랬다)
매거진을 쓰면서 남편을 알아가기 위해 무단히 노력했다. 지금은 내가 남편을 완전히 이해하게 됐을까? 아쉽게도 '아니다'. 아는 사람인 동시에 모르는 사람이다. 결혼한 지 이제 5개월이 됐으니 모르는 사람에 가까울 듯하다.
결혼 생활을 하면서 다툴 때마다 새삼 부모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들도 나와 같은 나이에 결혼을 했고, 같은 고민을 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지혜롭게 결혼 생활을 하셨는지 존경스럽다. '남'편에 가까운 남편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는지, 어떻게 도를 닦으셨는지도 궁금하다. 부모님의 존재에 한번 더 감사하게 된다.
싸울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다. 사이가 좋을 땐 세상 다정하게 구는 우리는 의견 차이만 생기면 서로를 향해 날카로운 말들을 쏟곤 한다. 그럴 때마다 한숨을 쉬며 '우리 100년간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항상 투닥거리는데, 끝없는 싸움에 지치는 것이다. 우리가 싸움을 멈출 때는 아마 체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80세가 된 우리가 '그땐 그랬지. 왜 이렇게 많이 싸웠을까?' 하며 미소를 지을지도 모른다.
이 현실이 정말 깜깜하긴 하지만, 한줄기의 빛 같은 희망은 우리가 잘 화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론 눈물을 흘리며 화해하고, 때론 서로를 안아주며 화해하고, 때론 삐져있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음이 새어 나오기도 한다. 그렇게 화해를 한다.
그러니 우리는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너무 다른 남편을 보면 때론 싸움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차라리 미워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더 사랑하려고 싸우는데, 그 싸움이 너무 힘들어 미워하기로 결심하는 일. 몇 번을 고민했지만, 그러면 나 자신이 너무 불행할 것 같았다. 그리고 미워하기엔 내가 남편을 너무 사랑했다.
미워하는 게 더 쉽지만 사랑하기로 했다. 남편을 더 품어주고, 남편을 더 이해하고, 때론 나도 투정 버리며 기대기도 하고 싶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