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days Making Movie challenge

기억 속의 그날...

by 사색하는 토끼쌤

사실 그렇게 하려고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여느 사회시간과 다르지 않았다.


4.19가 갖는 역사적 의의를 떠올리며, 시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했던 과제였다.


아이들에게 youtube에 공개되어 있던 4.19 혁명 기념 영상 "민주의 하루"를 보고 내가 만약 시위의 현장에 있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하는 일기를 과제로 내주었다. 별다른 기대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일기를 여는 순간 무언가 감전된 듯 꼼작을 할 수 없었다. 당신 13살 어린이였던 전한승 어린이가 (수송국민학교 학생) 실제로 4.19 혁명 당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을 배우고 난 뒤여서였을까.


아이들은 더 이상 철부지 13살이 아니었다. 글 속에는 그때의 울분과 정의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거룩하고 숭고한 도전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집단 상담을 받고 있는 틈에 일기를 들여다보다가 마음이 덜컥 내려앉기도 하고,

눈이 핑 돌기도 하고,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기도 했으니 말이다. 그때였다. 이런 아이들의 글을 생생하게 영상으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4.19 수업을 마무리하며, 마지막에 수송국민학교 전한승 어린이의 영정사진을 들고 졸업식에 참석한 친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자칠판을 가득 메우자 아이들은 말했다.


"아휴, 과연 저 아이 어머니도 참석하셨을까?"


"다른 친구들은 은 졸업을 하는데, 친구는 죽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갖지 않았을까?"


"과연, 그 이후에 친구 몫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아이들은 저마다 그 시절의 그 친구가 되어 오롯이 그 감정을 교실 안에서 함께 나누고, 함께 아파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밤이 새도록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아이들의 이러한 느낌과 감정을 전국의 초등학생들과 나누고 공감하면서 오래 간직할 수 있을까. 결국 나의 선택은 "영화를 만들자"에 이르렀다. 가히 미디어세대라 부를 수 있는 13살 어린이들. 자신들이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 어엿한 청소년으로 불리길 바라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스스로 할 수 있는 협업과제를 던져주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되었다.


4.19 시민혁명 기념 스마트폰 영화 공모전 참가하기



처음에는 뜨악하던 아이들의 반응이 자세히 하나하나 짚어서 설명해 주자,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로 바뀌더니, 설명이 끝났을 때는 어! 이거 재밌겠는데 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우리는 부상(30만 원)에 눈이 어두워

결국 공모전에 참가하기로 마음을 모았다.


이런 아름다운 도전이, 눈부신 협업의 과정이 장기기억 속에 오래오래 간직되도록,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게 하기 위해, 나는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배움이 삶이 되고,


그 삶이 영화가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 불씨를 지피고, 다시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우리는 힘차게 영화제작을 모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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