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말글아 로 Oct 23. 2020

부치지 못한 태교 편지 9

2015. 6. 16.  -너에게 원한 건.

 2015. 6. 16.
-너에게 원한 건.

어제 말했 듯, 오늘 아침에도 임신 테스트기를 해보았어. 그리고 어제 예측한 것과 같이 불확실한 상태보다 더 불확실한 상태보다 더 불확실한 상태가 됐어. 크크

그래도 오늘 해본 임신 테스트기에도 어제처럼 연한 선이 하나 더 있더라고. 

그래서 네가 내 뱃속에 뿌리내렸다고 형규와 함께 얘기했어. 형규가 꼭 안아주었어.

그리고 오늘 5번 넘게 “내가 잘할게.”라고 말했어.

그 말을 들을 땐 ‘아주 잘하고 있어. 그래야지. 잘해줄 것 같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그냥 하는 말인가? 이 자식이 말로 때우려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

네가 태어나면 아빠가 잘하는지 안 그런지 잘 보렴.


오늘은 임신테스트기를 한 번 더 확인해서 그런지 더 임신임이 느껴져. 그 말 뜻은 엄마가 잠이 너무 많이 온다는 거야.

졸려. 방금 망고 아이스크림도 먹었는데 말이야.

먹고 자고 하다 살찔까 봐 좀 걱정이야. 나중에 네가 태어나면 엄마 젖 쪽쪽 잘 빨아먹어서 엄마 살 다 가져가야 해. 태어날 때도 엄마 뱃살 손에 꼭 쥐고 나오고 말이야.


태어날 때부터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구나.

근데 다 괜찮아.

너에게 부탁한 건 엄마 아빠가 알아서 할게.

 무럭무럭  자라서 건강하게 태어나주기만 .


어제 꿈에 창 밖으로 커다란 독수리가 날아왔어. 그래서 창문으로 달려가 바라보니 하얀 공작새가 내려앉았다가 다시 날아갔어. 공작새 꿈이면 어떤 아가가 태어나는 걸까?


후훗 엄마 아빠에게 와 줘서 고맙다.



작가의 이전글 부치지 못한 태교 편지 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