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한사람들의의기양양한표정(그들은의도치않았겠지만 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을 보며 짐짓 못마땅했고 "직업특성때문인지다들빠릿빠릿하게잘하시네요"라는 선생님의 칭찬에도부합할수없었다. 땀이 삐질삐질 날 정도로 괴로웠다. 내가 왜 이렇게 더운 날 여기까지 와서 마음 졸이며 바느질을 하고 있나, 후회의 마음까지 들었다.
느렸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운결과물을얻었다.하지만북바인딩에대한관심은더이상이어지지않았고그저그런일회성체험으로끝났다.그러던지난달,근처공방에서북바인딩5주짜리워크샵을한다는공지를보게됐고마음이허해무언가배우고싶던차에바로신청했다.그렇게나는또'자발적괴로움'을돈을주고선택했다.
워크샵을 하는 장소가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했다. 총 9명이 이 클래스를 신청했다. 북바인딩이라는 것이 궁금해서 왔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독립출판을 계획 중인데 제본 과정을 배워보고 싶어서 왔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는 독립출판 까지는 아니지만 내가 쓴 글들을 묶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첫 시간이니만큼 북바인딩의 기초인 싱글 섹션 바인딩(우리말로 하면 한 대수 바인딩)을 배웠다. 한 권당 9장의 내지가 사용되고 총 4권을 제작할 것이니 36장의 내지와 4장의 표지를 골랐다.
9장의 내지를 한 번에 접고, 접힌 부분을 가이드지의 눈금에 맞추어 송곳으로 뚫었다. 표지도 접어서 내지의 구멍에 맞추어 같이 뚫어주었다. 가운데 구멍을 기점으로 오른쪽으로 한 땀씩 기운 뒤, 다시 돌아와서 기우고 나머지 왼쪽 끝까지 기우는 방식으로 간단하게 한 권이 완성되었다. 이렇게 수첩 한 권을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니, 이제는 수첩 살 일 없겠다. 다 만들면 되니까!라고 초심자의 설레발을 한번 쳐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