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휴선 Dec 12. 2018

직장인에게 올바른 옷차림이란?

직장 생활에서 허용되는 옷차림은 어디까지일까?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꿈꾸는 ‘화이트 칼라’. 빳빳이 다린 드레스 셔츠에 자수가 멋스럽게 들어간 넥타이를 매고 한 손에는 유명 브랜드 커피 한 잔, 다른 한 손에는 고가의 가죽으로 된 서류가방을 들고 나름 허세를 잔뜩 묻힌 채 출근하는 모습을. 대학교 때까지 지겹게 신던 컨버스를 집어던지고 구두를 신었을 때의 그 신선함. 조금은 불편하지만 또각-또각 건물 로비의 대리석에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만으로도 왠지 어른이 된 것만 같다.


출처 : http://magazine.hankyung.com/apps/news?popup=0&nid=02&c1


하지만 ‘잘 나가는 비즈니스맨 신기루’가 날아가는 것은 순식간이다. 코브라가 목을 죄어오듯 답답한 넥타이와 드레스 셔츠, 2시간만 신고 돌아다녀도 발바닥이 터질 것 같은 구두는 금방 던져 버리고 싶은 아이템으로 변한다. 인간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욕심내는 것이 본능이라 하였던가? 그래서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하고, 또 나이가 들 수록 디자인보다는 편한 상품을 찾게 되나 보다.


그래도 직장 내 옷차림도 과거에 비해 현저히 달라졌다. 훨씬 더 제한이 느슨해지고 자유로워졌다. 물론 직장 내 옷차림은 회사의 업종, CEO의 가치관, 직원의 직무 등에 따라서 굉장히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스탠다드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런데 개성을 중시하는 패션산업이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 함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의 옷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렇다 보니 그 경계가 모호해져 회사별로 허용 논란이 되는 옷차림이 존재한다. 한 가지 확실히 선을 긋고 가야 할 점은, 어떠한 제한도 없는 자율복장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일부 스타트업, 대기업은 논외로 쳐야 한다.


우선 첫 번째 논란은 과연 ‘셔츠를 바지 밖으로 빼서 입어도 되는가’이다. 정장을 입을 때는 드레스 셔츠를 자연스레 안으로 넣게 되지만 요즘은 캐주얼 셔츠도 많다.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는 유명 대기업에서는 청바지를 입어도 되지만 셔츠를 항상 입되 반드시 바지 안으로 셔츠 밑단을 넣어서 입는 것이 복장 규율이었다.


두 번째는 '덧신을 신어도 되는가'. 최근 젊은 사람들의 트렌드인 덧신(Fake Socks) 혹은 발목 양말에 대한 논란이다. 요즘은 정장을 구매해도 모두 복숭아 뼈에 바지 기장을 맞추어 제단 한다. 덧신은 신었을 때 발목이 보이는 것이 포인트 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성세대는 회사에서 발목이 보이는 것이 탐탁지 않고 고객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긴 양말을 신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회사 사람들이 우리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겠냐며 신입사원에게 호통을 친다. 재밌는 건 다른 회사 직원들은 대부분 덧신을 신고 다녔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는 회사의 복장이 나름 자유로운 편이라서 청바지를 입어도 된다면,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다. 워싱(Washing) 방법에 따라 특이하고 다양한 디자인이 만연한 청바지는 면바지와는 달리 찢어진 디자인도 존재한다. 일반적으로는 회사에서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테지만 일부 젊은 세대는 또 생각이 다르다. 어차피 청바지를 입을 수 있는 문화의 회사라면 찢어지고 안 찢어지고의 차이가 무슨 차이냐고 주장한다. 또 ‘찢어짐’의 정도가 다 다른데 어떻게 그 기준을 정할지가 애매하다.


회사에서 복장은 지켜야 할 또 다른 예의범절 중 하나였다. 세상이 빠르게 국제화되면서 과거와 많이 달라지고, 그 벽이 꽤나 허물어졌지만 여전히 여러 가지 이슈들로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들의 충돌이 잦은 게 현실이다. 필자가 소개한 예시뿐만 아니라 더 다양한 문화적 충돌이 곧곧에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떤 곳은 기준이 직급에 따라 다르고, 성별에 따라 다르고, 의상의 색깔부터 액세서리 종류, 문신(타투) 그리고 염색까지.


모든 의류 아이템을 일일이 열거하며 규정집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단순히 어느 무엇이 또는 누구의 주장이 정답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성문화 된 규정보다는 개개인의 눈치가 필요한 구역이다. 너무 과해도 안될 것이고, 제재에 대한 합리적인 의도와 납득할 만한 근거가 충분해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복장이 기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는 많이 지났다. 현재는 아무리 말끔한 모습으로 고객을 구슬려도 제품과 서비스가 꽝이면 고객은 금방 등을 돌린다. 지인이 많아도 음식이 맛이 없으면 요식업은 망하는 시대다. 소비자들은 점점 부수적인 것에서 관심을 덜기 시작했다. 더 이상 기업이 성공하는데 핵심 성공요소는 옷차림 같은 부수적인 요소가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http://dailysuccess.tistory.com/243


어떤 일이건 세대 간의 충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너무 단단하면 부러지기 쉽다. 상호 간의 유연한 태도로 자연스럽게 녹아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여태껏 고수해왔던 보수적인 관습들을 깨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우리는 분명 10년 전에도 그 실례를 목격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검은색 터틀넥에 청바지, 그리고 뉴발란스 신발을 신고 나와 여유롭게 애플의 혁신 제품을 소개했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며 말이다. 


직장인의 올바른 복장,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부하직원 있어야만 밥 잘 먹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