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면서 비틀비틀 술에 취했을까? 그 생글생글 웃는 낯짝이 아직도 기억난다. 사실 어쩌면 그리 시간이 오래 지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면서 고가도로 밑을 지나고 있었다. 더운 여름이라 땀이 송골송골 나기 시작했다. 앞에서 자전거를 탄 사람이 다가왔다. 사실 나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겠지. 그 사람도 갈 길을 가는 중이었을 거다. 등에는 큰 검은색 백팩을 메고 안경을 썼다. 아니면 안 썼던지도 모른다.
뭐가 그리 즐거워요? 묻고 싶었다. 그 사람은 싱글싱글 웃으며 비틀비틀 자전거를 탔다. 길은 꽤 넓었는데, 굳이 나와 스치듯이 지나갔다. 잠시 옆으로 비켜서며 그 사람을 쳐다봤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그 비틀거리는 뒷모습을 한동안 서서 쳐다봤다.
자전거 타기를 엄청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지. 오늘 좋은 일이 있던 것인지도 모르지. 오랜만에 옛 친구를 만나고 기분 좋게 취해서 돌아오는 길일지도 모르지. 복권에 당첨되었을지도, 그토록 바라던 직장에 들어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정말 묻고 싶었다. 대체 뭐가 그리 즐거워요?
나는 화가 났던 것 같다. 미안합니다. 속이 좁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