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는 이유로 움츠러들었던 초등학생 시절의 나에게

외면하고 싶었던 시절과 마주 앉다

by 김영진

아무도 네 편이 아닌 것 같아 눈물이 났고, 누구에게도 쉽게 네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지. 매일이 버티는 날이었던 날들이 지나 너는 정말 잘 견뎌줬어. 그 어두운 시간 속에서도 너는 너 자신을 놓치 않았으니까. 너를 끝내 포기하지 않았으니까.



사실 초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꺼낸다는 건 여전히 내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 시절은 가장 돌아가고 싶지 않은 시간, 기억 속에서도 외면하고 싶은 날들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4학년이 되던 해, 반에는 무리를 이끄는 아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 무리에 낄 수 없었다. 당시 한 아이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 만사마 닮았어.“ 당시 유행하던 개그 프로그램의 캐릭터였다. 반 친구들은 웃었고, 그 별명은 곧 내 이름이 되었다. 옆 반, 복도, 체육 시간, 점심 시간마다 ’만사마‘라고 나를 불렀다. 나는 분명 싫다고 말했지만, 그 친구는 오히려 더 자주, 더 크게 불렀다. 포스트잇으로 등 뒤에 크게 만사마를 붙여놓는 일도 흔했다.


체육 시간에는 팀을 나누어 피구를 했는데 어울리는 친구들이 없었다. 늘 혼자였다. 그렇게 매일 외로움은 나를 집어 삼켰다. 그 시절의 나는 너무 작았고, 너무 약했다. 그리고 어느 날, 조용히 베란다 창틀 위에 올라섰다. 어쩌면 누구도 나를 부르지 않는 그 세상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5학년이 되자 상황은 더 심해졌다. 전교에서 소문난 남자일진이 나를 싫어했다. 직접 때리거나 괴롭히진 않았지만, 나를 보면 욕을 했다. 그 존재만으로도 나는 매일 움츠러들었다. 하루는 전교생이 다 아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 일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의 어머니가 학교에 찾아오셨고, 그 일진은 결국 전학을 갔다. 그리고 6학년이 되었고, 그렇게 나는 겨우 그 시절에서 빠져나왔다.



초등학교 시절을 꺼내어 글을 쓴다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는 내 마음 속 깊이 있는 이 기억을 내려놓고 싶었다. 깊숙이 박힌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흩날려 버리고 싶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벌써 두려움이 앞선다. 사실 위 내용은 가족도, 나와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친구들도 모른다. 그래서 글을 쓰는 동안 썼다 지웠다를 수없이 반복했고, ’이 글을 발행해도 될까?‘, ’과연 내가 괜찮을까?‘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럼에도 브런치에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얕은 글쓰기를 뛰어넘어 진심을 꺼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쓰는 동안만큼은 나를 치유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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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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