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두고 싶은 사람들에게 1

여행이 주는 선물

by 김영진

여행은 종종 예상치 못한 선물을 주곤 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선물은 사람과의 인연이 아닐까. 원조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향했다. 장기간 혼자 여행은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지만, 네이버 카페에서 동행을 구했고, 여행의 특별한 순간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시작되었다.


파리 여행을 마치고 마드리드에 도착했을 때, 한 살 차이의 KY언니를 만났다. 언니와 나는 맛집 탐방을 좋아했다. 언니와의 동행에서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다면, 마드리드 거리에서 사람들이 오징어 튀김이 들어간 빵을 먹는 것이었다. 그때 우리는 그 빵이 무엇인지 스페인 거리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고, 낯선 언어로 질문하며 용기를 낸 순간,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고, 깔라마리 튀김 빵을 맛 보았다. 그 맛은 여전히 잊혀질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또, 저녁에는 타파스와 맥주를 함께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또 다른 동행인 EY언니를 만났다. 세비야의 더위로 인해 오후에는 숙소에만 있어야 했다. 각자의 숙소에서 씨에스타를 즐긴 후 밤 10시에 거리를 함께 걸었다. 세비야를 지나 그라나다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몬세라트로 향했을 때, 언니들과 나는 절벽 등산에 도전하게 되었다. 두려움 속에서도 언니들의 손을 잡고 걸어오르며, 혼자였다면 하지 못했을 경험을 함께할 수 있었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9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그때의 이야기를 웃으며 나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 년에 한 번씩 만남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경아 언니의 결혼을 기점으로 또다시 모였다. 여행은 끝이 났지만, 그때의 인연은 지금도 내 삶을 따듯하게 이어주고 있다. 아마 우리가 긴 시간 인연을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서로를 향한 이해와 그때의 특별한 순간들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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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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