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년간의 연애를 통해 과연 무엇을 사랑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내가 웃으면 뭐 때문에 웃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냥 내가 웃는다는 이유만으로 배시시 따라 웃던 모습.
내가 웃어서 전염처럼 그의 얼굴에도 번지던 한결같았던 웃음꽃.
난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그 사랑이 오늘도 잘 있나 보고 싶어서 항상 너를 바라보면서 이유도 없이 웃곤 했지. 따라 웃는 당신의 미소에서 쑤욱 패이는 그 입동굴을 참 좋아했어.
나는 겉보기에 얼굴도, 몸매도 지극히 평범하지만
예쁜 내 친구들 무리 안에 있어도 언제나 기가 막히게 나를 찾고, 시선이 다른데로 새지 않고 나만을 신경쓰고 나만을 따라오던 눈. 난 그 눈이 바로 사랑이라고 생각했어. 고마웠어. 항상 안심이 되었어.
그 눈과 그 입매를 나는 사랑이라고 기억해.
헤어지던 날 너는 꺼이꺼이 울면서 내게 말했지.
나는 너에게 항상 뒷모습을 끝까지 쳐다봐주는 고마운 여자친구였다고.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할거라고.
걸어서 데려다주면 항상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방방 뛰면서 바이바이 - 를 해줬다고.
차로 데려다주면 그의 스포티지가 골목을 돌아 사라질 때까지 또 방방 뛰면서 바이바이를 해줬다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연애 일년 차때나 팔년 차때나 항상. 항상 그렇게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봐주었다고
나는 그 사실이 정말 슬프고 고마웠어.
값비싼 롱패딩을 사주었던 여자친구, 특급 호텔 숙박을 왕왕 선사하던 여자친구, 그런 여자친구가 아니라
항상 너의 뒷모습을 지켜봐주었던 여자친구로 내가 기억될 수 있어서 기뻐. 그럼 너는 나를 바이바이하는 손바닥으로 기억해주려나? 같이 갔던 유럽 여행도, 너가 주었던 선물들보다도 내가 너를 돈 한푼 들일 필요 없는 미소와 눈동자로 기억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