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Blanc 6

와일드 블루베리

by 무위

트레킹 이틀째 코스는 어제 묵었던 Hotel col de la forclaz에서 champex val d’Arpette까지 점심 간식시간 제외하고 여섯 시간
16km, 25000 왼쪽 발바닥이 어제 보다 상태가 좋아 스틱 꺼내지 않았으나 마지막 30 오르막은 힘들다.


IMG_8744.jpg


점심 전에 들러 살구 파이를 맛나게 먹은 보방 산장은 해발 1987.. 숫자만 보면 짠해지고 먹먹하고 그러나 모르겠다.. 실은 너무 알지만 정면으로 응시하고 싶지 않은 건지도.. 지난봄 한국으로 출장 갔을 때 마침 영화 1987 개봉했을 때였다. 나는 극장 간판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였다. ㅠㅠ 언제였던가 신촌로터리에 아직 살아남은 오프라인 서점 홍익문고에서 서성이다 당시를 담은 사진집이 우연히 눈에 띄어 펼쳤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IMG_8749.jpg


어제와 다른 와일드한 느낌이 있는 곳으로 점심 식탁이 차려졌다. 메뉴는 비슷.. 과일이 맛없는 유럽 사과로 바뀌고 치즈 종류가 달라졌다. 식사 햇살은 따갑고 시간은 남고 그래서 바로 옆에 있던 2미터쯤 되어 보이는 바위에 올랐다.(사진에 보인다) 괜한 짓 같다. 내려오기가 마땅찮아 위에서 오분 서성대다 겨우 땅바닥과 조우하다. 하고 싶다고 덤비다간 이런 꼴 난다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ㅉㅉ


IMG_8761.jpg


에딘버러 출신 아가씨들이 점심 먹고 무리 지어 움직이자 어제 오지랖 넓은 프렌치 마담이 소리친다. Don’t pee on my blueberries!
그러고 둘러보니 사방이 블루베리 천지다. 몇 알 따서 디저트로. 작지만 생글 탱글 하다. 등잔 밑이 어둔 건지 내가 무딘 건지.. 가까운 곳에 보배들을 지천에 두고 바위 위에 올라가 무얼 찾은 건가? 한국으로 바캉스 떠난 가족들은 있나 갑자기 궁금하다.



IMG_8762.jpg


오늘의 사족 1. 무슨 여유가 남아돌아 가족들이 한국으로 바캉스를 떠난 건 아니고, 일 년 오픈으로 비행 편 예약해 와서 안 가면 날릴 판이라 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2. 산행 마무리는 언제나 맥주 한잔.. 작은 건 3유로 큰 건 6유로로 어제 포클라즈 산장에서와 가격이 비슷하다... 한 시간쯤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때리며 몽블랑 산자락을 바라보다..


IMG_8782.jpg


3. 오늘 도미토리는 6인실 2개, 2인실 하나다. 밖에서 두리번거리며 서서 ‘Would you’ 어쩌고 하려는데 역시 마음씨 착한 에딘버러 출신 메건이 부른다. ‘헤이 , 컴인’..

친절한 에딘버러 출신의 와일드한 친구들이 방에서 반갑게 맞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