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lomiti 트레킹_Day+4

낭떠러지 길 (2018년 8월 15일)

by 무위

새벽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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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내린 덕분에 고요하다. Lago di Braies(브레이즈 호수)는 차로 접근할 수 있어 여름 한철 피서객들이 몰리는 곳이다. 하지만 어제 비 오시는 바람에 사람이 많이 빠져나가고 오는 사람은 없어 고즈넉하기 이를데 없는 아침이다. 새벽에 깨어 산책 나갔는데 절경이라 할 뿐 다른 표현은 찾지 못한다.
그런데 아뿔싸 휴대폰 신호가 잡힌다. 덕분인지 때문인지 글도 올리고 카톡도 하고 메일도 몇 통 답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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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떠러지 길
산악 가이드가 조심하라고 하면 진짜 위험한 길이라는 의미다. 오늘도 헛디디면 한 오백 미터는 금세 아래까지 닿을 수 있는 코스를 두어 번 지났다. 짧지 않은 거리다. 한 십여분 신경을 곤두세우고 걷노라면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Green Green Grass of Home
이 노래가 절로 생각날 정도로 잘 관리된 초지가 끝도 없이 펼쳐진 곳이다. 그 끝자락에 오늘 묵을 Rif. Ballanbro(해발 2040 m)숙소가 있다. 레퓨지 앞 돌로 쌓은 견고한 성채가 있는데 보기에도 전쟁 때 사용한 건물 같다. 오늘이 나흘 차인데 첫날 2600 고지의 황량한 달 표면 같은 풍경, 둘째 날은 대피소라고 해 놓고 호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장과 큰 방울을 목에 걸고 있는 소들이 드문드문한 목가적 풍경, 어제는 1500미터 높이에 에메랄드 빛 호수와 그 표면에 비친 돌로미테 산군들의 위용, 그리고 그 모두를 압도하는 오늘의 전망..
노새 잡이 엘로디가 첫날 이 곳은 단지 돌로미테의 인트로에 불과하다는 말이 빈수레가 아니었구나!


오늘의 사족 1. 10개 베드가 있는 도미토리에 산악자전거 팀이 함께 해서 열명 꽉 찼다. 지난 몽블랑 이번 돌로미테 도미토리 이용자의 특징은 소리 없이 움직이고 밤에도 고요하다.

2. 모두들 낮에 산에서 열심이었을 텐데 기이한 일이다. 무척이나 운이 좋았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나의 잠자리 소음이 다른분들 숙면에 폐를 끼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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