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버트 김 May 15. 2023

맨시티 펩과르디올라감독의 축구는 어떻게 다른가?

<들어가는 말>


오늘 새벽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휘하는 맨체스터 시티(Manchester City) 팀이 에버튼팀을 3-0으로 눌렀다. 이어 벌어진 아스널팀대 브라이튼팀의 경기에서는 아스날이 0-3으로 패배하였다.

에버턴전 직후 기자간담회를 하는 펩감독

이에 따라 이번시즌 맨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사실상 확정되었다.


현재 맨시티(맨체스터 시티의 약칭, 이하같음)는 이른바 treble(3관왕)에 근접하게 되었다. 3관왕이라 함은 해당국 리그의 우승, 유럽대항전인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자국 축구협회가 주관하는 FA컴 우승을 모두 달성하는 경우 부르는 용어이다.


UEFA챔스리그에는 4강에 진출해 있는데 레알마드리드와의 4강 1차전은 1-1로 비겼고, 금주 목요일 새벽 홈경기로 2차전을 치르게 되어 있는데, 현재 축구도박사들의 우승확률로 가장 높다. 마지막으로 FA컵의 경우 결승에 진출해 있는데, 맨유와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3관왕에 대한 기대와 전망이 솔솔 나오면서 펩과르디올라 축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어 그의 축구에 대해 소개한다.


<펩과르디올라 왜 천재인가>


축구는 이기는 자가 강자이고 모든 칭찬이 부여되는 결과지향형 스포츠다. 물론 맞다. 펩과르디올라는 바르샤감독시절 트레블을 달성하는 등 4년간 재직 시, 이미 리그 우승 2회, 유럽대항전 우승 2회 등 놀랄만한 업적을 냈다.


그러나 바이에른뮌헨 감독, 맨시티 감독을 맡으면서는 자국 리그 우승은 했지만, 아직 UEFA챔스 우승은 없다. 이런 점에서 그에 대한 칭송은 항상 비난에 부딪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가 이룩해 온 축구 성과와 축구에의 영향은 지대하다. 그리고 많은 중립적 축구전문가들은 그가 천재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서, 펩과르디올라감독이 왜 천재인지 3가지 포인트로 정리해 보겠다.


(1) 작은 키의 선수들로 놀라운 축구성과


2016년 처음에 그가 맨시티 감독으로 부임해 왔을 때 영국의 콧대 높은 축구전문가들은 그의 성공을 의심했다. 대표적인 사람이 그래엄 수니스, 앨런시어러, 개리네빌 등이었다.


그 이유는, 펩감독은 키 작은 선수들로 오밀조밀한 축구를 구사하는데, 이러한 축구스타일로는 영국의 터프한 축구계에서 성적을 내기 어렵다고 보았다. 이번 시즌 홀란드가 들어오기 이전, 맨시티의 공격진은 아구에로, 마레즈, 스털링, 케빈데브라이너, 베르나르도실바, 필포든 등 모두 키 작은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결과를 보라. 그가 팀을 맡은 첫 시즌이었던 2016~17 시즌만 리그 3위에 그쳤을 뿐 그 이후 5 시즌동안 4 시즌을 리그 우승하였다. 2022~23 시즌도 거의 우승이 확실시되므로 6시즌 동안 5시즌 우승이다. 놀랄만하지 않은가?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경쟁이 엄청 치열하고, 하위팀이 상위팀을 꺾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만큼 팀간 전력격차가 미미하거나 의외성이 너무도 많은 리그이다. 그럼에도 지난 6 시즌동안 독주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것을 두고 manchester city dominance(맨시티 지배)라고 부른다.  


(2) 시스템플레이(팀플레이)를 통해 꾸준한 성적을 내다


이번 시즌, 지난 4월 1일, 맨시티는 최대 라이벌 리버풀과의 대전에서 이번 시즌 최다 골잡이인 홀란드와 주전선수 필포든이 부상으로 결장하게 되었다. 많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펩감독은 후보였던 알바레즈 등을 출전시켜 4-1의 압도적 승리를 거두었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펩은 어느 한 선수에 의존하는 축구를 구사하지 않는다. 이른바 팀플레이, 시스템플레이를 구사한다.


시스템플레이는 무엇인가? 펩감독의 축구는 마치 수많은 태엽들을 작동시켜 돌아가게 하는 시계와 같다. 어느 한 태엽이 문제가 생기면 즉시 다른 태엽으로 바꾸어준다. 그러면 시계는 잘 돌아간다.


또, 부상이 없더라도 적절한 로테이션을 한다. 로테이션을 하면 출전시간의 적절한 안배가 가능하며, 체력저하나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팀을 보라. 이번 시즌 부진한 리버풀의 경우, 미들진들의 부상, 수비진의 체력저하 등으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아스날의 경우도 비교적 펩감독의 축구와 비슷한 전술을 보이면서도, 시즌 막바지에 접어들자 사카, 외데고르 등 주전들의 체력저하가 나타나면서 오늘 새벽 브라이튼전에서 0-3으로 패배하는 등 시즌 후반기에 성적이 급감하고 있다.


다른 팀들의 경우 어느 선수, 예컨대 해리케인이 센터포워드로 잘하면 대체로 그 위치에 고정된다. 만일 그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그때는 대책이 없다. 이에 반해 펩축구는 항상 다른 선수가 포지션 변경을 해서라도 대체한다. 이것이 펩의 차이점이다. 새로이 들어오는 선수는 펩의 시스템을 알기 때문에 다른 자리에서도 대체로 잘한다.  


그럼, 펩감독은 어떻게 지속가능한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가? 이는 개별 선수들에게 두 가지, 즉 축구전술과 그에 따른 오프더볼 움직임을 교육시키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술이해가 부족한 경우 출전을 억제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잭그릴시이다. 그는 2021년 7월 무려 1억 파운드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하고 영입된 선수인데, 첫 1년은 출전을 매우 적게 했다.


그에게 공격시와 수비시 자기 팀 선수는 물론 상대방 선수들의 움직임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를 충분히 숙지시킨 후 점차 출전시간을 늘렸다. 이른바 오프더볼 플레이(off the ball play)에 완전히 익히게 하였다.


그래서 이번 시즌 아까 말한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4-1로 이기는데 혁혁한 공헌을 하였고 경기 MOM으로 선정되었다.


잭그릴리시는 이제 명실공히 최고의 선수로 성장하였다.  그 외 로드리, 필포든 등도 충분한 전술이해와 전술적 움직임을 갖춘 후 출전시간을 늘렸다.  


이러한 전술훈련을 하면서 부수적으로는 다른 포지션선수의 움직임도 이해하게 되고 나아가 다른 포지션으로 뛰는 능력도 배양한다. 존스톤스가 그런 경우이다.


존스톤스는 원래 센터백인데, 그에게 수비형 미드필더 훈련을 시켜, 지난 바이에른뮌헨과의 1차전(3-0으로 맨시티 승)에서 하이브리드롤(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이중역할)로 뛰게 하였는데, 그는 이 경기 후 MOM으로 선정되었다.


이처럼, 다른 포지션으로 뛸 수 있는 능력을 선수들마다 배양케 하니, 어느 한 선수가 빠지더라도 항상 대체자원이 존재하고, 그로 인해 전력누수 없이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게 되는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3) 선수육성을 통한 해당국 국가대표 축구에의 좋은 영향


맨시티 소속의 영국 선수들은 항상 국대에 승선한다. 그동안 스털링, 필포든, 잭그릴리시, 존스톤스, 카일워커 등이 항상 승선했고, 그외 최근 영입된 칼빈 필립스도 국대에 승선하였다.


특히 필포든의 경우 아카데미출신의 어린 선수인데 펩감독밑에서 크게 성장하여 국대의 주력으로 뛰었고, 그외 존스톤스, 카일워커 등은 국대의 든든한 수비진으로 위용을 자랑했다. 또 스털링은 포워드로서 영국의 유로대회 결승진출에 혁혁한 기여를 하였다.


맨시티선수들이 주축으로 활약한 영국 국가대표팀은 2021년 개최된 UEFA유로 축구대회에 결승전까지 올랐다. 아쉽게도 승부차기에서 이탈리아에 패배하여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펩축구에 비판적 시선을 보냈던 영국의 축구전문가들도 펩감독의 선수육성능력과 영국 국대에의 긍정적 영향대해서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맺음말>


과거 맨유의 박지성 동료였던 리오퍼디난드, 많은 축구전문가들, 심지어 다른 나라 축구감독들도 펩감독의 맨시티 팀 축구를 자주 시청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joy to watch라고 표현한다. 즉 그냥 보는 것이 즐겁다는 말이다.


그냥 축구를 즐기는 일반 시청자들도 유튜브 댓글창에서 동일한 이야기를 한다. 그게 펩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이다.


마치 피파온라인게임을 현실에서 구현하듯이 하는 축구이다.  

작가의 이전글 콜드플레이의 사랑꾼 크리스마틴과 다코타존슨의 러브스토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