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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기 Oct 02. 2021

시집을 읽다가 한참을 멈췄다.

나태주 시인의 <길거리에서의 기도>

길거리에서

바람 부는 길거리에서

먼 길 채비하는 너의 발을 잡고

기도를 한다

이 발에 축복 있으소서

가호 있으소서

먼 길 가도 부디

지치지 않게 하시고

어려운 일 파도를 지나

다시 밝은 등불 켜지는

이 거리 이곳으로

끝내 돌아오게 하소서

그러면 금세 너는

한 마리 기린이 되기도 한다

키가 크고 다리도 튼튼한

기린말이다

성큼성큼 걸어서 그래

빌딩 사이 별밭 사이

머나먼 길 떠났다가

다시 내 앞으로 돌아오거라.       



<길거리에서의 기도>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다

한참을 멈췄다.

마치 예수님이 나에게, 우리에게 하시는 말 같아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복음 전파의 지상명령을 주실 때,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시겠다 하신 말씀은

힘든 길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이 절절히 느껴진다.

그럼에도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만 있으면 감당할 수 있을 것을

누구보다 그분이 더 잘 아셨을 거라 생각한다.


먼 길 채비하는 발을 붙잡고 기도하며 

다시 내 앞으로 돌아오라는 문구가

참, 예수님의 따뜻한 말씀 같다.


머나먼 길을 떠나와 있지만

하나님께로 다시 갈 것을 잊지 말아야지.

지칠 때가 있고

앞으로 또, 왜 없겠냐만은

나의 하나님이 이리도 따뜻하게 지켜주시는데

그분이 계신 곳을 어떻게 포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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