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글들을 써도
소재는 늘 거기서 거기라는 걸
쓰고 난 뒤에 알았다.
일전에 전역을 하고,
어딜 가든 군대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군대 얘기를 안 하니 할 말이 없더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 전
어지간하면 축구 얘기는 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레포트에 리버풀 얘기 쓰고 있더라.
물들어진 삶은
말을 통해 드러나나 보다.
참는다고 참아지는 게 아니고
애써 참으면 뭔가 어색해지는
그런 자연스러움으로.
새벽에 경기가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아’, ‘와’, ‘까비’, ‘쌀라’ 같은 말을 연발했다.
축구 볼 때 나오는 고도의 집중과 흥분이 있었나 보다.
오늘 내 입에서 예수는 몇번쯤 나왔을까
90분의 경기를 보며
쌀라를 20번 정도는 외친 것 같은데
그보다 많이 예수님이 나왔을까.
점검이 필요하다.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라”
<마 12:34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