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함'에 대하여

진실되고 솔직하다는 진솔함.

by 김윤기

어릴 적부터 그냥, 솔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솔직한 마음을 담은 솔직한 표현을 가장 아름답다 여기고

솔직한 관계에 가장 큰 편안함을 느끼며

솔직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머뭇머뭇 거리는 건

제가 가장 잘하는 행동입니다.


솔직함의 가치를 높게 여겼던 이유는

가장 인간 냄새가 나는 표현이라 느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얕은 바람에 출렁이는 한 줄기 풀을 보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런 느낌처럼요.


그러나, 이 솔직함이 독이 되는 경우를 종종 만나다

‘진솔 학원’이라는 간판을 보고는

‘진솔하다’라는 표현에 크게 멋을 느꼈습니다.

언어가 주는 느낌이, 보다 부드럽고

그냥 솔직한 게 아닌, 진실되고 솔직하다면

더욱 아름다운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지난 송구영신 예배를 기다리며 한껏 들떴던 날에

엽기적인 사고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소화하기 어려워진 일정들에 양해를 부탁드리며

언제쯤 치료가 끝날지에 대해 제가 한 가장 진솔한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였습니다.


된다는 말이든, 안 된다는 말이든 자신 있게 외치고 싶고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에

모호한 대답을 건네는 것이 참 미안하고 속상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말이 진실이면서도 가장 솔직한 경우도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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