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되고 솔직하다는 진솔함.
어릴 적부터 그냥, 솔직한 것을 좋아합니다.
솔직한 마음을 담은 솔직한 표현을 가장 아름답다 여기고
솔직한 관계에 가장 큰 편안함을 느끼며
솔직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머뭇머뭇 거리는 건
제가 가장 잘하는 행동입니다.
솔직함의 가치를 높게 여겼던 이유는
가장 인간 냄새가 나는 표현이라 느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얕은 바람에 출렁이는 한 줄기 풀을 보며
살아있음을 느끼는 그런 느낌처럼요.
그러나, 이 솔직함이 독이 되는 경우를 종종 만나다
‘진솔 학원’이라는 간판을 보고는
‘진솔하다’라는 표현에 크게 멋을 느꼈습니다.
언어가 주는 느낌이, 보다 부드럽고
그냥 솔직한 게 아닌, 진실되고 솔직하다면
더욱 아름다운 전달이 이루어질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지난 송구영신 예배를 기다리며 한껏 들떴던 날에
엽기적인 사고로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소화하기 어려워진 일정들에 양해를 부탁드리며
언제쯤 치료가 끝날지에 대해 제가 한 가장 진솔한 대답은
“잘 모르겠습니다.”였습니다.
된다는 말이든, 안 된다는 말이든 자신 있게 외치고 싶고
기다리는 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에
모호한 대답을 건네는 것이 참 미안하고 속상하지만
잘 모르겠다는 말이 진실이면서도 가장 솔직한 경우도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