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입원 생활 (11-완)
아침에 일어나 오늘은 집에 가는 날.
집에 가서 샤워를 하려고 아침을 먹고 양치만 했습니다. 짐이 꽤 많아 보였는데, 짐 정리가 금방 끝났네요. 입원 기간 중 마지막 치료인 오전 재건 치료만 받으면 집에 갈 시간이 옵니다. 열흘간 보살펴주신 간호사 분들이 "오늘 퇴원이시죠?" "오늘 집에 가서 좋겠네~" 하시는데, 은은히 서운하지만 그냥 웃었습니다.
친구에게 병원에 정이 들어서 마음이 헛헛하다 했더니 어떻게 하면 입원 생활에 정이 들 수 있냐고 합니다. 그 말이 또 맞는 게 이곳에서 특별한 스토리가 있던 것도 아니고, 병동 내 사람들과 긴밀한 접촉이 많았던 것도 아닌데 왜인지 정이 들었어요. 어쨌든, 그런 마음이 들어 여러 음악을 듣기도 하고 등이 배기면 누웠던 자세도 한번 취해보고 그렇게 퇴원 전 마지막 시간을 보냈네요.
퇴원 수속을 도와주시는 병동의 간호사 분들의 미소는 마치 저를 응원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약은 그저께부터 식후에 먹었던 그 캡슐 아시죠?" "이 약은 살이 올라오면서 많이 가려울 수 있으니까, 지금은 괜찮아도 한동안은 드시는 게 좋아요." 원래 입원 병동이 이렇게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곳인가요? 옷을 갈아입고 이불을 정성스럽게 갰습니다. 그동안 제가 받은 커다란 정성에 감사했다는 메시지가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같은 병실, 커튼 너머에서 함께 생활해주신 두 분께 인사를 드렸어요. 열흘간 서로의 얼굴을 본 게 많지는 않지만 우리가 한 공간에 있기는 했는지, 벌떡 일어나서 웃으며 축하한다 해주시는 말씀에 또 한 번 감동을 먹고 병실을 나섭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쑥스러움이 엄청 많아서 꾸벅꾸벅 나왔는데, 마음먹고 좀 더 정성스럽게 인사하고 올 걸 하는 후회가 됩니다.
건물을 나서기 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뭘 놓고 갔답니다. 허허허허 한 번 더 뵙고 가면 저야 좋지요. 올라가니 놓고 간 물건을 가지고 나와주시네요. 마지막까지 감사합니다. 정말 갈게요. 이곳에서 다시 만나려면 제가 아파야 하는데, 음..^^ 언젠가, 어떻게든 다시 만나게 된다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