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06
#307
지난 9월 한국에 방문했다.
두 아이에게 경복궁을 보여주고 싶었다.
한국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얘기해 주고 싶었다.
화요일이었다.
경복궁 앞에 다다르니 안으로 향하는 광화문이 닫혀 있었다.
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었다.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
덕수궁으로 향했다.
다행히 덕수궁은 열려 있었다.
월요일이 휴무일이란다.
광화문이 경복궁으로 가는 문이라면,
덕수궁으로 가는 문은 ‘대한문’ 이였다.
광화문은 닫혀 있었지만,
대한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덕수궁은 참 아름다웠다.
덕수궁 안에는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도 있었다.
광화문이 닫혀 실망했지만,
오히려 대한문을 통해 새로운 아름다움을 경험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닫힌 문 때문에 실망하고 좌절할 때가 많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길이 막혀 막막할 때가 있다.
하지만 경복궁과 덕수궁의 휴무일이 다르듯,
광화문은 닫혀 있지만, 대한문은 열려있듯,
내 인생에 대한 일말의 믿음이 있다면,
새로운 문은 반드시 열려 있다.
해가 들어오지 않는 그늘 지고 구석진 땅에도
한 송이 꽃이 피듯,
내가 가는 길, 믿음이 있다면 걸어갈 수 있다.
그곳에도 꽃은 핍니다.
덕수궁은 화요일에 문을 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