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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 Jan 19. 2024

행복하기 위한 조건

2024 0118 


#328


그는 대체로 그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편이었다.

때로는 스스로 느끼고 있는 감정에 대해 잘 모르는 듯해 보이기도 했다.


부당한 일을 당해 마땅히 화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그는 곧잘 웃어버리곤 했다. 

분명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불편하고 속상하고, 화가 나는데, 

그는 자신의 감정을 잘 몰랐기 때문에 

당황한 나머지 그저 웃어버리고 말았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보고 ‘착하다, 성인군자다. 부처 혹은 예수다.’라고 

마음이 너그럽고 온화한 사람이라고 칭찬하기 일쑤였다. 


그는 그런 사람들의 칭찬이 참 좋았다.

그래서 그는 그렇게 자신을 감정을

때로는 깊은 우물 안 어둠 속으로, 

또 때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나무가 빽빽한 숲 속에 

감추고 또 감추어 두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50이 넘은 나이였지만, 그는 그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하는

자아가 사라져 버린 

사랑을 할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로봇과도 같은 

인격이 소멸된 그런 사람이 되고 만 것이다. 


남자는 어느 날 알고 싶어졌다.

자신이 왜 이렇게 되고 말았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을 찾을 수 있는지.


그래서 그는 여행을 떠났다. 

모든 것을 내려두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홀로 여행을 떠났다. 


<행복하기 위한 조건 / 카일 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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