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노래하는 삶
비전(vision)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상황을 내다보기, 미래의 모습을 꿈꾸기,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삶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내가 꿈꾸는 인생을 끌어당기기 위해 시작했던 매일의 비전 찾기 활동이 어느새 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어요. 이제 비전 찾기는 빼먹을 수 없는 저의 하루 루틴이 되었어요. 제법 쌓인 매일의 비전 기록을 뒤적여 보았어요. 빼곡히 기록되어 있는 비전 조각들이 반짝반짝 빛을 내며 제게 말은 걸어왔어요.
아! 나의 비전은 내 삶을 긍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힘이었구나!
내가 제자리걸음하거나 뒷걸음질 치지 않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돋아준 힘이었구나!
<나만의 비전 찾기> 활동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았어요.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던 것, 나의 마음이 간절히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나를 확인하는 시간은 참 즐거워요.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역동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존중하며 돌보려 했던 '자기 사랑'의 흔적을 확인하는 시간이니까요.
비전 찾기 첫날의 기록을 읽어보았어요. 핵심 키워드는 ‘희망’이었어요.
내가 원하는 삶은 일차적으로는 나에게, 이차적으로는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거예요. 우선 그동안 쌓아왔던 나의 지식과 경험을 과소평가하지 않고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요. 지금의 나는 지금까지 겪었던 모든 일을 통해서 성장해 왔기 때문이죠. 특히 실수나 실패를 통해서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의존성과 연약함을 알았고, 성취나 성공을 통해서 강한 독립심과 뿌듯함도 느꼈어요. ‘따로 또 같이’ 혼자서 일할 때나 협력해야 할 때 필요한 능력을 길러왔던 거죠. 이제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경험을 연결하고 통합하여 나의 모습을 더욱 성숙하게 발전시키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지금처럼 미래에도 꾸준히 배우고 가르치고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바라요. 혼자가 아닌 타인과 연대하여 함께 ‘희망’을 노래하는 삶을 꿈꾸면서요. -2023.2.6. 비전 찾기 1일 차 글 중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삶'은 나무보다는 숲에 가까운 큰 비전인 것 같아요. 거대하고 추상적이고 원대한 방향 같은 것 말이에요. 같은 날의 기록을 더 읽어보니 나의 비전 찾기에 영감을 준 노래가 있었어요.
JTBC [비긴어게인]이라는 TV프로에서 경력 많은 가수 임재범, 하동균의 [Desperado]를 들으며, 그들의 내공 있는 소리에 소름이 돋았어요. 노래에 감정을 고스란히 실어서 나의 고막과 마음에 울림을 주는 두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번쩍! 하고 스치듯 통찰이 왔어요. 나도 한 우물만 파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학교는 나왔어도 가르치는 일을 계속해야 할 이유를 찾게 된 거예요. 학교에서 30년 가까이 거의 매일 갈고닦았던 나만의 티칭 노하우로 전공 분야의 강의를 다시 하게 된다면 나의 한마디 말에도 묵직한 무게가 실릴 것이고,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경험을 충분히 나눠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본 거죠.
-2023.2.6. 비전 찾기 1일 차 글 중에서-
나만의 비전 찾기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종합적 시간 틀에서 씨실과 날실이 만나 직조하는 창조물 같아요. 매일 비전 찾기를 통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드라마틱하지는 않더라도 소소하게 맛보는 즐거움이 쏠쏠해요. 현실에 발을 단단히 붙이고서 찾아가는 비전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꿈꾸며 노력하는 한 충분히 실현 가능한 미래가 올 것만 같아요.
매일의 루틴으로 자리 잡은 <나만의 비전 찾기>를 앞으로도 계속하다 보면, 어느 날 나의 비전대로 살아가는 내 모습과 조우하며 깜짝 놀라게 될 것만 같아 빙그레 미소를 지어봅니다.
좋은 창작자는 루틴을 지키는 창작자예요. 루틴을 만들지 않으면, 번뜩이는 우연 같은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미생>의 작가, 윤태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