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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Lee Nov 30. 2020

돋보이는 이력서는 양으로 말하지 않는다

캠퍼스 플러스 11월호(2020년) - 슬기로운 인담생활

어떻게 해야 잘 쓴 이력서가 되나요?


“어떻게 해야 잘 쓴 이력서가 되나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꼭 하는 답변이 있다. 내가 사랑하는 것을 포기할 때, 그 이력서가 좋아진다고.


필자가 처음 이력서를 썼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남들은 이력서의 빈칸을 채우기 어렵다는데, 난 다양한 분야에서 외부활동을 쉬지 않아서 이것저것 다 쓰니 이력서가 금방 채워지네. 다행이다. 이 정도면 부족하지 않겠지.’ 하지만 곧 현실을 깨달았다. 내 이력서는 기대와 달리 훨씬 형편없었고, 꽤 오랫동안 서류 탈락의 고배를 연거푸 마셔야 했다.


내 이력서의 문제점을 깨닫게 된 것은 정말 우연이었다. 한번은 마감 시간에 쫓겨 이력서에 꼭 필요한 사항만 겨우 골라 적었다. 마감 시간 1분 전에 겨우 지원을 마치면서 너무 초라해 보이는 이력서가 못내 마음에 걸렸지만, 결과는 나의 예상과 정반대로 나타났다. 서류에 합격해 면접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제야 내 이력서의 문제는 ‘과다하게 많은 정보’였음을 알게 됐다.


내가 했던 경험과 활동이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 모든 경험과 활동을 썼을 때 어필할 수 있는 능력과 깨달음이 있기에 이력서를 쓰다 보면 점점 더 양이 늘어나게 마련이고, 어느 것 하나 빼놓기 어렵게 된다.


하지만 채용담당자의 입장으로 돌아오면, 직무와 관련되지 않은 정보가 담긴 이력서는 매력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경영지원 회계 포지션에 지원한 지원자의 외부활동이나 수상경력에 홍보 마케팅 공모전 수상 경험이나 MD 인턴 경력이 있다면 어떨까? 아니면 어도비 자격증을 어필한다면? 채용 담당자는 지원자가 진정으로 회계 직무를 하고 싶은 사람인지, 아니면 다른 직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준비하는 구직자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더구나 너무 많은 정보가 담기면 채용 담당자가 진정 주목해야 할 직무와 관련된 강점을 한눈에 찾기 힘들다. 이렇듯 평가자가 이력서에 의문을 가지는 순간, 그 이력서가 서류심사에 통과할 가능성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채용 담당자는 채용 실패의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한다.


채용 담당자로서는 채용 실패의 리스크를 최대한 피하고자 노력한다. 진짜 이 직무를 하고 싶은 지원자가 아니라면 아무리 스펙이 좋다고 한들, 합격하고도 얼마 되지 않아 퇴사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 되면 회사는 그 지원자를 뽑고 교육했던 비용과 시간, 새로운 채용을 위해 쓸 추가 비용, 현업의 업무 공백, 다른 지원자를 뽑았더라면 얻었을 기회비용까지 적지 않은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력서에는 내가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된 것을 중심으로 ‘전략’을 세워 작성해야 한다. 대부분의 활동과 스펙을 지원 직무에 필요한 자질로 구성하여, 내가 얼마나 일관되게 이 직무에 관심을 두고 준비해왔는지에 대해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한두 가지 업무와 관련된 인상 깊은 경험이나 경력이 있다면 그런 부분을 채워 넣어 면접에서 보조 질문을 유도하는 게 좋다. 이 특별한 경험이나 경력에서 느끼고 배운 점이 지원자가 지원한 회사와 관련 있다면 금상첨화다.


돋보이는 이력서는 양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돋보이는 이력서는 양으로 승부하지 않는다. 나에게 소중한 것일지라도 더 중요한 것을 살리기 위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진정 보여줘야 할 것을 전면에 내세우자. 실망할 것 없다. 일단 면접에 들어가면 이력서에 쓰지 못했던 당신의 소중한 경험들을 면접에서 말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인투인 미디어의 [캠퍼스 플러스] 지면에 "슬기로운 인담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는 칼럼입니다. 앞으로 1년간 [캠퍼스 플러스] 지면과 캠퍼스 플러스 홈페이지,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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