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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Lee Dec 30. 2020

당신이 가장 하고 싶은,  그 이야기를 먼저 쓰자

캠퍼스 플러스 12월호(2020년) - 슬기로운 인담생활

신입 시절의 일이다. 지시받은 업무 결과를 팀장님께 보고해야 할 상황이었다. 업무를 진행하며 배운 것도 많았고, 업무의 전 과정이 의미 있었기에 최대한 꼼꼼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보고에 들어갔더랬다. 


들뜬 마음으로 한창 보고를 하던 중, 팀장님이 내 말을 끊고 이렇게 물어왔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 잘 처리됐다는 거야, 안 됐다는 거야?" 그때의 나는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두괄식 말하기’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좋건 싫건 회사원이라면 대부분 두괄식으로 보고하고 보고받는 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이유나 디테일은 뒤로 빼고, 일의 결과를 먼저 말하게 된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잘 안 풀렸습니다." 대신, "잘 안 풀렸습니다. 왜냐하면, 이런저런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프로젝트의 성공이나 실행 여부, 문제 해결의 가능성 등 가장 중요한 ‘결과’를 먼저 짚어주는 두괄식 말하기는 보고받는 상급자의 편의성을 높인다. 상급자가 궁금한 것을 보고자에게 되물어 선택적으로 정보를 취할 수 있고, 반대로 궁금하지 않은 내용은 보고를 생략하게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급자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파악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이해를 쉽게 하며, 신속한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적절한 말하기 방식이다.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다. 수십, 수백 개의 자기소개서를 읽어야 하는 평가자는 모든 자기소개서를 한 문장 한 문장 꼼꼼하게 읽기가 어렵다. 자기소개서에 기술된 문장을 순서대로 읽기보다는 핵심 내용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구분해 빠르게 이해하고, 진위를 파악하며, 진정성과 신빙성을 가늠하는 데 집중한다. 따라서 대부분 평가자는 핵심 문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두괄식 구성의 자기소개서를 선호한다.


대부분 평가자는 핵심 문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두괄식 구성의 자기소개서를 선호한다.


두괄식으로 쓴 자기소개서는 평가자에게만 도움되는 것이 아니다. 지원자 또한 두괄식으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할 때 얻는 이익이 분명하다. 두괄식의 경우, 첫 문장에 지원자가 어필하고자 하는 핵심이 있다. 이는 평가자로 하여금 지원자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본문을 읽게 하여 더 쉽고 빠르게 평가가 진행된다. 이해가 쉽다는 점이 호감을 사고, 또 공감으로 이어진다. 결과적으로 지원자가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을 높인다.


반면, 핵심 내용이 뒤에 달리는 미괄식 구성은 평가자에게 불편한 전달 방식이자, 지원자에게 불리한 요소다. 평가자는 지원자가 어필하려는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불명확한 상태로 상당한 양을 읽어나간 뒤에야 지원자의 강점, 지원자의 주장을 이해하게 된다. 평가자가 지원서를 읽는 과정에서 핵심이 아닌 부분에 더 관심을 두거나, 지원서를 의심하는 눈으로 바라볼 여지도 늘어난다.


그러므로 핵심이 되는 한 문장이 가장 먼저 와야 한다. “목표를 현실로 이루어내는 실행력”이나,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로 쌓은 발전성”과 같이 당신의 가장 큰 강점이 한눈에 보이도록 첫 문장을 만들어보자. 당신이 꼭 하고 싶은 그 이야기를 평가자가 놓칠 수 없도록.


인투인 미디어의 [캠퍼스 플러스] 지면에 "슬기로운 인담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는 칼럼입니다. [캠퍼스 플러스] 지면과 캠퍼스 플러스 홈페이지,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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