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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le Lee Jan 16. 2021

당신이 당신에 대해  외워야 할 것은 없다

캠퍼스 플러스 1월호(2021년) - 슬기로운 인담생활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면접장에 들어선 지원자에게 가장 먼저 주어지는 질문은 보통 간단한 자기소개인 경우가 대다수다. 이 질문을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지원자의 첫인상이 결정되고, 첫인상은 면접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친다. 2018년 잡코리아에서 채용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면접에서 첫인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57.1%에 달했을 정도였으니, 자기소개 질문을 어떻게 답하느냐가 면접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첫인상은 면접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친다


일종의 공식처럼 주어지는 질문이다 보니, 대부분의 지원자는 이 질문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곤 한다. 마치 스타트 총성과 동시에 뛰어나가는 육상 선수처럼, 지원자는 질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자신이 준비한 이야기를 쏟아낸다. 하지만 면접관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자기소개 단계에서 자신을 충분히 어필하는 지원자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할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지원자의 자기소개가 ‘일방 통행적’이기 때문이다. 적게는 30초, 길게는 1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한 사람이 가진 매력을 모두 보여주기란 결코 쉽지 않다. 따라서 ‘나’를 보여주기 위한 지원자의 노력은 보통 철저한 멘트 준비와 암기로 이어진다. 하지만 지원자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면접관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못하게 되는 순간 문제가 발생한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는 글로 평가자에게 어필한다면, 면접은 말 그대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자리다. 그런데 지원자가 자신이 할 말에만 집중하고 상대가 그 내용을 따라오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부연설명이 더 필요한지와 같은 시그널을 읽지 않는다면, 면접관은 지원자의 말에 집중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면접관은 생각한다. 이렇게 암기한 내용이 정말 지원자의 진실된 내용일까? 혹시 무리하게 자신을 포장하고 꾸미는 것은 아닐까? 하고. 면접관의 의심은 지원자에 대한 공격적인 질문 준비로 이어진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려고 준비한 것이 오히려 리스크가 되어 돌아오는 것이다. 


자기소개 암기는 지원자에게
치명적인 독이 된다


또 다른 방식으로 자기소개 암기는 지원자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기도 한다. 열심히 외운 자기소개에서 어느 한 단어를 잘못 말하는 경우, 아니면 들어갔어야 할 한 문장이 빠져버린 경우, 지원자는 ‘아차!’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을 더듬거나 문장이 꼬이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의 버벅거림을 지나 지원자는 곧 이렇게 말한다. ‘죄송합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면접관은 편하게 다시 시작하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지원자의 표정은 이미 굳을 대로 굳고 목소리 또한 건조하게 갈라지고 만다. 이 중요한 첫인상을 망쳐버렸다는 자책감에 압도되고 마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작한 자기소개가 다 끝나고 나서도, 지원자의 두 눈에서 그림자가 지워지지 않는다. 


면접은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면접의 속성은 기본적으로 ‘대화’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다. 세상에서 당신만이 답을 가지고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는데, 암기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편안하게, 그리고 여유를 가지고 상대에게 당신의 이야기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들려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말하는 사람이 편안할 때, 듣는 사람도 편안함을 느끼며 더 신뢰감을 갖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인투인 미디어의 [캠퍼스 플러스] 지면에 "슬기로운 인담생활"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되는 칼럼입니다. [캠퍼스 플러스] 지면과 캠퍼스 플러스 홈페이지,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독자 여러분을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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