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희로애락이 가득했던 공연
코로나 시즌에 트로트 경연을 즐겨봤던 기억이 있다. 경연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면서 같은 노래라도 가수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것을 많이 느끼곤 했다. 그러다 보니 트로트는 옛 노래라는 생각보다는 현재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트로트 뮤지컬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연 프로그램을 즐겨 보던 엄마와 공연장으로 향했다.
공연장에 도착하니 가수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오신 분들도 많았다. 그 애정과 열정을 실제로 보면서 TV 프로그램에 스쳐 지나갔던 팬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장도 내 생각보다 작은 편이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연은 정말 재미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트로트 곡들은 대체적으로 퍼포먼스가 있는 신나는 곡들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을 해서 그런지 몸도 들썩이고 박수도 치고 굉장히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다. 희,로, 애, 락을 표현하는 공연이어서 그런지 시작부터 기쁨으로 가득했다.
열차를 통해 그 시대로 돌아가듯 1970년대부터의 노래가 나왔는데 DJ 다방, 통금 시간, 그 시대의 패션을 보면서 그 당시를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그리고 엄마도 과거를 회상하고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즐거우셨다고 한다.
엄마가 이런 감정을 느끼셨다고 하니 내 입장에서는 기분이 좋았다. 사실 그동안 연극, 전시회나 영화를 보러 간다면 엄마의 취향보다는 나의 취향에 더 가까운 것들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엄마의 취향에 조금은 가깝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같이' 공연을 잘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공연이 기억에 남는 것은 관객과 '소통'을 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실제로 사연을 받기도 하고 관객들의 귀여운 부탁을 들어주면서 함께 공연을 즐기는 것이 인상 깊었다. 공연에 오는 관객은 불특정 다수가 대부분일 텐데 공연 때마다 그 소통이 매번 달라진다면 출연자들이 굉장히 유연한 마음으로 공연에 임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기억에 남는 노래는 바로 '장윤정-어머나', '소향-바람의 노래'이다. 노래가 나온 지 20년이 넘었지만 가사를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어머나'. 이렇게 자신 있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곡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이 시간을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바람의 노래'는 내가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곡이고 이 공연에 나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노래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그 덕분에 힘든 일상에서 위로를 받는 시간이기도 했다.
약 100분의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분명 피곤하고 지칠 수 있는 하루였는데 좋은 에너지를 충전한 덕분에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티비에 많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접했던 트로트가 이번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는 또 어떤 공연을 보게 될지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