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평범함을 생각해 본 뮤지컬
어릴 때부터 수많은 만화책을 만화방에서 빌려보고 서점에서 사서 봤다. 그리고 만화를 보던 취미는 자연스럽게 웹툰의 세계로 나아 갔고 현재까지도 내 소소한 취미 중 하나이다. 그런 취미 덕분에 봤던 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미 영화로도 봤었기 때문에 굉장히 친숙한 작품이다. 그런 작품이 뮤지컬로 탄생한다면 어떤 공연이 될까 궁금했기 때문에 보러 갔다.
공연장에 앉아 공연을 기다리면서 문득 궁금증이 생겼다. '이 작품은 어떤 이유로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을 받을까?', '어떤 매력이 있어서 영화가 만들어지고 뮤지컬로도 만들어지는 걸까?' 물론 나도 웹툰과 영화를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한 단계 더 나아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 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 같았다. 그래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 기억 속에는 중요한 이야기가 많은 작품이었는데 그게 뮤지컬로 표현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겨서 공연을 더욱 기대할 수 있었다.
1부가 끝난 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작품임을 알았다. 웹툰과 영화 속에서 나온 인물들 일부를 제외하고 딱 집중해야 하는 사건과 사람들로 공연을 이끌었다. 이미 대부분의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변경된 상황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깔끔하고 공연에 집중할 수 있어서 웹툰,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 작품의 어떤 부분이 강렬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웹툰, 영화, 뮤지컬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웹툰을 보던 10대 시절에는 스토리에만 집중을 했다. 영화를 봤던 20대에는 웹툰과 얼마나 비슷한지, 연기를 어떻게 하는지를 봤다. 뮤지컬을 본 30대에는 인물들이 원하는 '평범함'이 인상 깊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공연 속 인물들에게는 당연하지 않다는 것이 기억에 남았다. 어쩌면 평범한 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공연 속 인물들이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그런 평범함을 간절히 원하고 있겠구나를 생각하니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다. 다만 그 마음은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동정심도 아니고 내가 평범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도 아니었다. 이 마음을 글로 표현하기엔 참 어렵다. 하지만 글로 정리하자면 그저 숨 쉬듯 자연스러운 것이 결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구나를 느끼면서 더 많은 것을 보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은 가벼움과 진지함이 적절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집중이 잘 됐다고 생각한다. 나를 포함한 관람객들이 웃기도 하고 때로는 훌쩍이기도 했다. 그런 순간들이 모여 공연이 끝났을 때 한 작품을 집중력 있게 봤구나를 알 수 있었다.
이 공연이 왜 사랑받을까? 생각해 보면 내가 10대부터 30대까지 느낀 것들이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탄탄하고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집중력 있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중간중간 평범함이라든가, 자유라든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공연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계속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40대에 이 작품을 본다면 난 또 어떤 것이 강렬하게 보일까? 웹툰, 영화, 뮤지컬에 이어 또 다른 무언가로 이 작품을 접한다면 굉장히 신선할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