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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May 29. 2020

[Preview] 연극, 고기 잡이 배


시놉시스


1996년 여름. 남태평양.


항해 중에 어구를 조립하는 작업을 하는데, 승선 경험이 전무한 교포선원들은 수차례 작업 설명을 해도 손이 느리고 서툴러 갑판장에게 구타를 당한다. 이로 인해 한국선원들과 교포선원들 사이의 갈등이 깊어지고 조업지에 도착하지만 교포선원들의 조업이 서툴러 작업이 느려진다.


우여곡절 끝에 페스카마호는 조업을 시작한 지 55일 만에 처음으로 완전하게 투승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양승 때는 평소의 열 배나 많은 참치가 낚시에 달려 올라온다. 태풍이 예고된 상태에서 서둘러 양승을 하던 페스카마호는 선장까지 갑판에 내려와 작업을 하기에 이른다.


이때 교포선원이 낚시에 걸린 참다랑어 한 마리를 바다에 떨어뜨린다. 이에 격분한 선장이 교포선원을 구타하자 맞은 교포선원도 선장의 뺨을 때리는 일이 벌어진다.


순식간에 칼과 흉기를 든 한국선원과 교포선원들이 갑판에서 대치하는데. 나이가 많은 기관장이 중재하며 사태를 수습한다.



시놉시스를 보면 이 이야기는 인간의 잔혹성을 보여주는 단순한 창작극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 연극은 1996년에 실제로 있었던 선상 반란 사건인 '페스카마 호' 사건을 연극으로 보여준다. 배에서 비인간적인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사람들의 불안, 갈등, 살기 위한 몸부림이 얼마큼 처절할지 상상이 잘 안 된다. 또한연극은 사실 한정된 공간에서 공연하므로 원양어선이라는 특수한 환경을 과연 실감 나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기는 한다.하지만이 연극을 통해 내가 모르는 특수한 환경을 조금이라도 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마스크를 쓰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 시기, 날씨가 더워지면서 나는 마스크에 더욱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온도가 조금 올라갔을 뿐인데 나는 더 뾰족한 사람이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고 사소하게 일어날 만한 사건이 사람을 뾰족하고 예민하게 만들고 그것이 타인과 고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연극을 원양어선이 아닌 현대 사회로 생각하고 관람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기획 노트 中


여기에서는 모르는 곳에서, 생전 들어보지도 못했을, 이해하지도 못할 이유로 전혀 낯선 사람들을 위해 전혀 낯선 사람들과 함께 살면서 일해야 한다. 기후도 다르고 언어와 문화도 다르고 야생의 바다 생태계와 식생도 다른 낯선 곳. 남태평양 바다 위 참치잡이 연승선(독항선). 어쩌면 여기는 육지와 중력도 다를지도 모른다.

기획 노트를 읽으면서 타인에 대해 과연 나는 얼마큼 이해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당장 바쁜 일이생기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능숙하지 못하다는 것에 화를 내기 바쁜 내 급한 성질이 떠올랐다. 이런 나의 급한 성질과 고집처럼 결국 원양어선도 비극적인 결말을 갖게 된 것은 아닐까? 타인에 대한 이해가 많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나를 돌이켜보게 된다. 

이 연극을 보게 된다면배라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이것은 원양어선이 아닌 사회로 바라본다면 어떤 것이 기억에 남는지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감정에 관해서 이야기를 쓰고 싶다.


     

<고기잡이 배 >


2020 한국문화예술위윈회


올해의 레파토리 선정작품


일자 : 2020.06.05 ~ 2020.06.28


시간

화, 수, 목, 금오후 8시토, 일 오후 4시


장소 :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


티켓가격

R석 40,000원

S석 30,000원


제작

극단 드림시어터컴퍼니LP STORY

후원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연령

만 18세 이상


공연시간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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