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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Jun 01. 2020

[Review] 책, 처음 읽는 보이차 경제사


 2006년에 가족과 처음으로 중국 여행을 가게 되었다. 엄청나게 더운 여름이었는데 중국은 찬 음료 대신 따뜻한 차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차 시음을 하는 곳에서 한국에서 흔히 마시던 녹차, 보리차가 아닌 우롱차와 보이차를 먹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 당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롱차는 끝에서 살짝 단맛이 났었고 보이차는 쌉쌀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났던 것 같다. 이 여행을 계기로 친오빠는 특히 보이차를 좋아하게 되었고 최근까지도 종종 큰 전기 포터에 보이차를 끓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도 보이차를 자주 접했기 때문에 보이차의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차가 왜 이렇게 비싸지? 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보이차에 대해 알게 된 사실들이 있다.  


p.66 왜 덩어리로 만들었을까?

보이차를 산 후 친오빠가 종종 덩어리인 차를 깨부수는 모습을 보곤 했다. 왜 그렇게 딱딱한 덩어리로 차가 오는지 잘 몰랐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덩어리로 만들었을 때 더 많은 양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지역에 판매가 수월했다고 한다. 또한 상품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매번 불편하게 깨부수는 모습에 의문이 들었는데 차의 좋은 상품성을 위해 그렇다고 하니 불평하지 말고 잘 깨부숴서 마셔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이 외에도 보이차를 마시는 것이 예전에는 그렇게 고급스러운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런 차의 가격이 몇십 배에서 몇백 배로 뛰어오르면서 보이차 시장이 뒤집어졌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내가 예측하지 못하는 사실들만 알게 돼서 그런지 다음에 보이차를 마시게 된다면 이 책의 내용을 생각하게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보이차라는 이름을 운남 일부 지역에서 운남 원료로 만들어야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 생겼다고 한다. 이 규정이 있기 전까지는 보이차라는 이름을 어떤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참 기준이 애매모호 했을 것이라고 본다.  


이 외에도 중국 소비자들에게 맞게 고급스러워진 마케팅 전략이나 보이차의 종류에 대한 선호도가 달라진 것 역시 신선했다. 나름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는 보이차도 조금씩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춰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의 역사 및 깨알 같은 지식이 가득가득 들어 있는 책이었다. 독소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보이차에 대해 염려하는 글 역시 굉장히 세심한 내용이라고 느꼈다. 혹시라도 불안해할 사람들을 위해 친절하게 설명했고 보이차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마무리가 된 것 같다. 다음에 친오빠가 보이차를 마신다면 내가 읽고 알게 된 이야기를 마음껏 뽐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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