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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Dec 22. 2020

책 /마음이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세상


 나는 겁이 많은 편이다.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 불쑥 들어오는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고 소리에도 굉장히 예민하다. 이런 내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어떨까? 마찬가지로 놀라고 경직된다. 사실 머리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해를 가한 것도 아니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경직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가진 편협한 시각이 참 차갑고 위험한 생각이라는 것을 알았다. 


겁도 많고 불편하고 편협한 시각 속에서도 나는 마음이 아파서 병원에 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마음이 아파서 병원을 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가 겪은 일이 아니기에 너무나 쉽게 말한 거구나 싶었다. 입원 역시 의사인 작가님은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입원을 한 환자에게 사회적 자리를 뺏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내가 안일하게 생각하던 부분을 조금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말로 하는 쉬운 생각이 아닌 마음을 써서 진심으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저자는 조현병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다룬다. 조현병을 가진 사람이 일으킨 범죄를 종종 뉴스에서 접했기 때문에 그 병을 가진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런 편협한 시각이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을 위축되게 만들고 점점 숨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병을 가진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이 병을 함부로 평가하고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멈춰야 한다. 


 어릴 때 종종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냥 내 개인적인 것들만 잘하면 되지 왜 조모임이 있고 단체생활을 해야 하는 거지? 그런데 살다 보면 단체 생활을 하면서 내가 도움을 받는 것도 있고 배우는 것도 있고 정신적으로 힘을 얻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각자의 의견 대립으로 감정적인 갈등을 겪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들이 나눠주는 에너지가 나에게 긍정적으로 오는 힘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마음이 아플 때 이겨낼 수 있는 것 역시 주변인들, 다른 사람들의 따뜻함이 필요하다. 그것이 작가님이 말한 공동체의 힘이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은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배운 의학지식을 넘어서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생각한다는 게 고스란히 느껴졌다.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의 직업 기회를 위해 농사, 빨래방, 카페, 슈퍼마켓 등 다양한 것을 시도하고 있었다. 나는 이 내용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나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따뜻한 마음, 부지런히 추진하는 실행력이 결국 든든한 공동체라는 생각에 세상에는 나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를 살아가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마음이 아파서 병원에 갈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할 순 없다. 나도 언제든 환자가 될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다가오는 2021년에는 나와 다른 타인을 쉽게 경계하고 피하기보다는 그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참으로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실행하고 싶다. 작가님이 말한 것처럼 편견과 낙인 없는 사람이 점점 늘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고 그런 사회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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