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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Oct 16. 2019

[Review] 오페라 <이중섭>

서울오페라페스티벌2019

   

 스토리가 있었던 오페라 <이중섭> 

남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이중섭이라는 화가의 삶을 전반적으로 드러냈던 오페라였다.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오페라의 시작은 이중섭과 그의 가족들이 제주도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나온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 해녀, 놀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며 그 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이중섭이 있었다.  

해안가에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소리, 평화롭고 행복해 보이는 소리가 들리면서 이 장면이 더욱 풍부하게 느껴졌다. 부인과 헤어지는 것을 이미 알았던 나는 이렇게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괜히 울컥했다.   

 주고받는 대사 역시 오페라의 특징이 드러나 있었기 때문에 뮤지컬과 다른 점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또한 그 당시에 그렸던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창작에 대한 고민과 완성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림이 완성될 당시의 장면은 소름이 끼쳤다. 장면에 따라 달라지는 무대가 이 공연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게 했다.  


 

 


 

 아내와 아이들이 일본에 있을 때 이중섭은 그리움을 많이 느낀다. 힘든 순간에 그가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주변에 있었던 친구들 덕분이라는 것이 이 공연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자신감이 떨어진 순간에 격려해주고 힘듦을 나눠주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큰 재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은 많은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했다. 


 

 그는 전시회를 열지만, 사상 검열을 당하게 되고 정신이 피폐해진다. 나는 그가 어떻게 생을 마감했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의 삶이 충격적이었다. 타인에 대한 시선, 나에 대한 불안감이 그를 아프게 했다. 이중섭은 점점 감정이 고조되었고 이 오페라 속에서 그의 희로애락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정신병원에서 식사를 거부하고 친구들을 거부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가득했던 이중섭. 

그의 전반적인 삶을 알고 나니 그가 더 나은 예술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시간이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중섭을 뛰어난 화가,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우정, 삶, 심리 상태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공연이었기 때문에 더욱 특별했다고 생각한다. 다음 달에 제주도에 가는게 이중섭 거리에 꼭 가볼 예정이다. 

스토리가 있고 그 이야기를 풍부한 음악, 노래와 함께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2년 전부터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을 통해 오페라와 점점 친숙해진다는 사실이 의미 있었다.   

연극, 뮤지컬, 영화, 전시회 말고 다른 문화 생활에 호기심이 있다면 매년 진행되고 있는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에 관심을 두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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