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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Jun 10. 2022

멋지게 나이드는 법 - 책) '서른다섯, 늙는 기분'

 이제 6개월 후면 나이의 앞자리 수가 바뀐다. 사실 나는 25살 이후 진짜 내 인생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나이 먹는 일이 섭섭하기보다는 기대가 되고 더 잘 살아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물론 '이런 생각을 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워할 때도 있지만 이미 흐른 시간에 연연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다. 그렇지만 주변에서 나이 앞자리가 바뀌는 것에 서운해하기도 하는 마음을 아예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아직 살아본 적 없는 서른다섯이지만 나 역시 이 책의 저자와 별반 다르지 않은 마음이 들 거라고 생각했고 미리 연습이라도 하듯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솔직하다.'였다. 정리하고 다듬으며 글을 쓰고 출간했을 텐데 어쩜 이렇게 솔직한 심경이 가득한가 좀 놀랐다. 나이가 이미 먹은 것에 대해 어쩔 수 없지~ 하며 받아들이거나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하고 걱정되는 감정까지 고스란히 전달하기 때문에 나이에 관계없이 현재 이 사람의 삶 그 자체를 바라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책을 나눠서 읽어야지 생각했다가 졸음을 참고 순식간에 다 읽어버릴 정도였다.    


이 책을 읽고 인상 깊었던 문장들도 몇개 적어보고 싶다.  


p.142

어른은 말이지, 울어도 된다. 착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책임만 지면 된다. 그거면 된다. 


p.169

돈이 아무리 적어도 나는 프로 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p.180

바뀐 세상에 잠시 파고들었을 뿐인데, 어째서 알려주지 않고 무시를 하는 걸까. 


p.217

나를 살게 하는 것도, 죽게 하는 것도 글이다. 


 졸업을 하고 사회로 나와보니 나이를 먹는다고 다 어른이 아니란 생각을 한다. 그만큼 책임을 지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이제는 잘 안다. 내 일에 대한 책임감,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적응, 나라는 사람을 데리고 살아가는 것이 스스로 벅찰 때도 있다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서른다섯이 안 돼봐서 잘 와닿지 않는 생각도 있었다. 건강과 결혼이 그중에서 제일 낯설었다. 하지만 내가 서른다섯이 됐을 때 불안해하고 걱정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때 가서 불안하면 다시 이 책을 꺼내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이 책은 언제든 볼 수 있고 고민 상담할 수 있는 친한 언니가 쓴 글 같은 친근감도 느껴졌다. 저자의 솔직함 덕분에 나도 솔직한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원한 건 없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평생 볼 줄 알았던 친구와 각자가 사는 삶이 달라져 자연스레 서서히 멀어지기도 하고 입에 달고 살던 디저트가 이제는 별로 먹고 싶지도 않고 내가 계획하고 꿈꿨던 삶과는 다른 꿈을 꾸며 준비하고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말이다. 예전에는 하나하나 의미 부여했던 것들을 이제는 잘 받아들이기까지의 경험과 시간이 나를 점점 어른으로 만들고 있는 거 같다. 


 저자는 멋진 어른이다. 자기의 삶을 애쓰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글 뒤에 쏟아진 저자의 무수한 노력들이 참 멋있어 보였다.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에 대해서 다시 돌이켜 보기도 하고 지금 내가 느끼는 힘듦을 잘 다독이며 묵묵히 나아가고 싶어졌다. 나도 그렇게 멋진 어른에 가까워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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