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찍는 사진: 앙리 카리트에 브레송 사진전

by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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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을 좋아한다.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 현장학습을 가면 엄마가 늘 카메라를 주셨고 그걸로 친구들을 많이 찍어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사진을 인화해서 나눠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커서는 아빠가 쓰던 필름 카메라를 내가 가지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내가 남을 찍는 것도 좋고 찍히는 것도 좋고 사진이란 건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전시회도 내가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는 그의 사진을 보며 어떤 것을 느낄까. 그렇게 나는 친구와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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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카리트에 브레송의 사진은 인간적이고 솔직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억지로 표현하려고 하고 꾸며서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삶을 담아내려는 느낌을 받았다. 이 글에 올리는 사진은 자연스러움을 가득 담았다고 느꼈던 사진들이다. 아무 생각 없이 찍는 사진이 아닌 인간적인 마음을 가지고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에 굉장히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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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바로 보지 않았고 사진을 보면서 이 사진이 뭘까? 하는 생각을 먼저 하고 설명을 봤다. 내 마음대로 느껴지는 자유로운 해석이 궁금해서 그렇게 했는데 신기하게도 더 기억에 남는 사진이 많았다. 그 사진 중 하나는 바로 이 사진이다. 사진을 보자마자 '아주 잘 졸고 있구나!'라고 생각만 했는데 좁은 거리에 시끄러운 곳에서도 졸고 있는 과일장수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그림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자는 척이 아닌 자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포착했다고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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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1년이란 세월이 무색하게 여전히 예쁘다고 느껴졌던 카메라이다. 나중에 꼭 써보고 싶은 브랜드 중 하나인 '라이카' 카메라. 이 작은 카메라로 드넓은 세상과 수많은 사람들이 담겼었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했다. 사진들을 보면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세상을 많이 누볐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저 카메라 덕분이니 참으로 고마운 물건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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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 틀어주는 영상을 끝까지 본 적이 드문데 이번에는 끝까지 보고 나왔다. 문장 하나하나가 내 마음에 와닿았다. 포기하지 않고 열정을 갖고 나아간다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조금씩 발전하지 않을까? 예술뿐만이 아니라 내 삶에서도 내가 살아가고 싶은 방향성이 담긴 문장이 가득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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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교양으로 들었던 사진 수업에서 기억나는 사진 중 하나이다. 그때는 여러 작가, 사진들을 보고 과제에 치여 작품들을 곱씹어 볼 시간이 없었는데 이렇게 전시회에 와서 기억에 남는 사진을 보고 작가를 알게 되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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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진전은 작가가 다녀온 다양한 국가, 그 시대에 일어났던 사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꾸밈없이 표현했기 때문에 더욱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건 대체 무슨 뜻이지? 하면서 고민하지 않고 사진과 설명이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것이 재미있었다. 다양한 세상을 보면서 '한국 사진은 없어서 아쉽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 나라의 상황이 잘 드러났기에 현실적인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내가 찍는 사진들이 좋은 사진인지는 잘 모르겠다. 때로는 꾸미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순간에 집중하며 그 시간을 담으려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사진은 나의 업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정답을 가지고 고민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적어도 오랜 시간 사진을 좋아한 사람으로서 조금 더 솔직한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졌다.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는 요즘. 차분하고 솔직한 사진을 구경하러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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