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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연 Oct 18. 2022

[Review] 공연 '오즈의 의류수거함'

마음을 나눈다는 것



*공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놉시스]

외고 시험에 불합격하고 자살까지 생각했던 도로시는, 매일 밤마다 의류 수고함 속의 헌 옷을 빼내어 구제 의류숍을 하는 마녀에게 팔아넘긴다. 그렇게 밤의 세계를 살아가며 거리의 노숙자와 폐지 할머니 등 낮의 세계에서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도로시. 그러던 어느 날, 도로시는 의류 수거함에서 일기장을 발견한다. 그 안에는 누군가 자살을 암시한 글이 써있었는데..



 공연을 보고 난 후, 어린 시절로 돌아가면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어?라고 생각했을 때 나는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겁먹지 마.’ 와 같은 나를 있는 힘껏 용기 줄 수 있은 말들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생각처럼 나는 내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도 실감하게 되었다.


 외고 입시에 실패한 도로시는 경쟁이 없는 외국으로 나가서 살고 싶은 꿈이 있다. 그래서 열심히 돈을 모으려고 하고 있다. 입시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지만 낯선 어른들과 잘 어울리고 힘든 친구를 도와주려는 마음을 가졌다.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이 잘 느껴졌던 캐릭터이기 때문에 보는 내내 참 사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식당 아주머니가 떠오른다. 도로시는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식당 주인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것을 보면서 사랑은 인생에서 참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오즈의 의류 수거함은 꿈, 희망 그리고 사랑을 보여주는 뮤지컬이었다. 어느덧 20대 후반이기 때문에 어릴 때보다는 더 많이 단단해지고 강해진 나를 발견할 수 있지만 늘 이런 뮤지컬을 보면 아프고 힘들었던 나의 10대가 떠오른다. '그땐 그랬지.'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고 더 강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 아쉬움이 살짝 묻어날 때도 있다. 하지만 꿈, 희망, 사랑은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과거의 아쉬움을 던지고 내 미래를 희망차게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청소년 뮤지컬답게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연령대가 다양했다. 어린아이, 청소년, 성인 등 다양했기 때문에 가족 단위로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도 보였다. 다 같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이라 더욱 좋았다. 부모님의 자식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고 자식들은 자기 삶의 방향성을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이라서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두려움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던 도로시와 차준호는 극복하고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식당 아주머니 역시 아들을 향한 그리움을 달래려고 애쓴다. 그 성장의 과정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의 사랑이 잘 느껴졌기에 다 같이 노래를 부를 때 울컥하기도 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다른 캐릭터들의 사연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이기도 했겠지만 각자가 맡은 캐릭터의 서사가 더 자세하게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저마다의 힘듦이 있기 마련이니깐 그런 일들을 간략하게라도 풀어줬으면 캐릭터 모두가 더욱 다채롭게 느껴졌을 것 같다.  


 따뜻한 공연을 본 만큼 다정함과 사랑을 가지고 주변을 둘러보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 역시도 이 마음을 잘 가지고 용기를 내어 나아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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